[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윗글은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익명의 고민을 재구성한 내용이다.
사연을 접한 여성 누리꾼 대부분은 사연 속 남자가 떠나보낸 여자친구의 심리에 관해 이렇게 분석했다. "여자가 바라는 게 없다는 건 마음이 식었다는 증거다"
설명하자면 이렇다. 마냥 달콤하기만 한 연애 초반을 지나면 다툼이 시작되기 쉽다. 처음 사귈 때는 잘 몰랐는데, 만나다 보니 안 맞는 부분이 보인다.
사실 사소한 다름에서 오는 서운함이다. 연락이 잘 되었으면 좋겠고, 애정표현을 자주 해주었으면 좋겠다. 사랑하고 사랑받는 느낌을 오롯이 느끼게 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런 감정을 느낀 여자는 몇 번 남자에게 대화를 시도한다. 노력해달라고 부탁한다.
그러나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여자의 부탁에도 남자는 그대로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되려 "나를 있는 그대로 이해해줄 순 없는 거냐"라고 반응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여자는 생각한다.
'내가 계속 바라는 한, 이 갈등은 변하지 않고 해결되지 않겠구나. 우리가 싸우지 않으려면 그저 내가 바라서는 안 되겠구나. 받아들이는 수밖에는 없겠구나'
그러나 여자 또한 사람이고, 힘들기 마련이다. 이런 생각이 들 때쯤부터 여자는 남자를 포기하기 시작한다. 바라지 않으면 서운하고 힘들 이유가 없다.
문제는 포기하기 시작하면 종내에는 마음까지 식게 된다는 것.
사연에서 남자는 "예전 같으면 서운하고 속상하다 투덜거릴 법한 일에도 여자친구는 요즈음 말 그대로 대인배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했다.
아마 앞서 여자는 여러 번 대화를 시도했을 것이다.
이후 상처받은 여자는 포기하는 수순을 밟았을 것이고, 이때 남자는 오히려 싸움이 줄어들었다며 자신을 이해해주기 시작했다고 착각하고 말았을 가능성이 높다.
사랑하니까 바라는 것도 생긴다는 사실을, 그러니까 반대로 바라는 게 없다는 말은 당신을 포기했다는 말임을 남자가 알았더라면 둘의 결말은 다르게 나지 않았을까.
여성 누리꾼들은 안타까워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