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사 갈등 점점 파국으로 치닫나KB국민은행 노조, KB국민은행·허인 행장 고소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리딩 뱅크' KB국민은행을 이끄는 허인 은행장이 고용노동부 조사를 받게 될 위기에 처했다.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단체협약 위반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에 사용자인 KB국민은행과 허인 KB국민은행장을 고소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 노사 간의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듯한 양상을 띄면서 업계 안팎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B국민은행 노조, 노동부에 KB국민은행·허인 행장 고발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인 16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과 KB국민은행지부는 KB국민은행과 허인 은행장을 단체협약 위반과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에 고발했다.

KB국민은행 노동조합(노조) 측은 사용자인 KB국민은행이 지난해 9월 18일에 체결된 산별 단체협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한다.

노조 측 주장은 이렇다. 산별 단체협약에서는 '임금 2.6% 인상', '휴게 시간 1시간 보장 위한 PC 오프제 실시',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1년 연장' 등을 명시하고 있는데, 사측이 이를 제대로 적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노조 측 주장의 골자다.

노조는 사측이 지부 보충교섭 과정에서 '임금 2.4% 인상', '휴게시간 분할 사용', '임금피크제 연장 차등 적용' 등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사측이 산별 단체협약보다 후퇴한 내용을 요구했다고 주장하는 노조는 결국 KB국민은행과 허인 은행장을 고소하면서 법적 분쟁을 예고했다.

허권 금융노조 위원장은 "사측의 행태는 산별협약 위반일 뿐 아니라 산별교섭 질서를 뒤흔들고 노조 단결력을 해치는 지배개입 부당노동행위"라고 말했다.

점점 심화되는 KB국민은행 노사갈등최악의 경우 설 직전 2차 파업 현실화

노조가 하루 짜리 '총파업'에 이어 KB국민은행과 허인 행장을 고소하는 '초강수'를 두자 이를 바라보는 고객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노사 갈등이 해결되기는커녕 갈등이 심화되고 있으며, 최악의 경우 2차 파업이 현실화될 수 있어서다.

노조가 예고한 2차 파업 시기는 이달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다. 하루 짜리 단발성이 아닌 셈이다. 창구 수요가 많은 설 직전인 만큼 상당 고객의 불편이 예상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노조가 자신의 이익을 관철하려고 과도한 밀어붙이기 전략을 취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고객은 물론 내부에서도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인데 말이다.

2차 파업 전 노사 합의 도출 가능할까

앞서 노조는 지난 8일 하루 짜리 총파업을 진행했다. 사측은 1만 6천여명의 전체 직원 중 5,500여명이 총파업에 참가했다고 보고 있고, 노조는 1만여명이 참석했다고 추산한다.

노조 측의 주장대로라면 전체 직원의 60% 이상이 총파업에 참석했다.

하지만 은행은 정상적으로 돌아갔다. 전 영업점이 문을 연 데다 인터넷과 모바일 금융 거래가 보편화된 '디지털 시대'인 만큼 별다른 혼란은 없었다.

이를 두고 노조가 인력 구조조정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시각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KB국민은행은 고액 연봉을 받는 것으로 유명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지난 2017년 KB국민은행의 평균 연봉은 9,100만원이다. 평균 연봉이 절대 작은 편이 아닌 셈이다.

사측이 지난 협상에서 당초 노조가 요구했던 '성과급 300%'를 준다고 했는데도 노조는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조정과 페이밴드 폐지 협의 교섭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KB국민은행 노조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점점 싸늘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