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文 정부, 정의선 수소차에 힘 싣는다"…수소 경제에 '주인공' 된 현대차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과 악수하는 문재인 대통령 / 대한민국 청와대


수소 경제 활성화 천명…중요해진 현대자동차그룹 역할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정부가 현재 2천여대 수준인 수소차 누적 보급량을 21년 후인 2040년까지 620만대로 늘리고 14곳에 불과한 수소 충전소도 1,200곳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가 수소 경제 활성화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하겠다고 천명함에 따라 수소전기차(수소차) 등 수소 관련 핵심 기술을 다수 보유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7일 울산 시청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소차와 연료 전지를 양대 축으로 수소 경제 선도 국가 도약을 위한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번 로드맵은 정부가 지난해 8월 수소 경제를 인공지능(AI)·빅데이터와 함께 3대 전략 투자 분야로 선정한 이후 3개월 넘게 전문가 100여명의 의견 수렴과 연구·분석 등을 통해 마련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


"수소차 누적 보급량 2040년까지 620만대로 늘린다"


로드맵에 따르면 정부는 수송과 전기·열 에너지 부문에서 수소 활용도를 높여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지난해 2천여대 수준이던 수소차 누적 보급량을 2022년까지 8만 1천대, 2030년 85만대, 2040년까지 620만대(수출용 330만대 포함)로 대폭 늘린다.


이를 위해 올해에만 신규 수소차를 4천대 이상 보급할 계획이며, 2025년까지 연 10만대의 상업적 양산 체계를 구축해 수초차 가격을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내릴 계획이다. 양산 10만대 수준이면 현재의 절반 가격인 약 3천만원대에 수소차를 살 수 있다.


2022년까지는 막전극집합체, 기체확산층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도 100%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넥쏘 /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중국의 경우 2030년에 100만대, 일본은 80만대이며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 같은 경우에는 100만대, 독일의 경우에 180만대 수소차 보급을 목표로 관련 시장 창출 노력을 하고 있다"며 "로드맵의 목표나 개발 양산 계획이 전혀 무리한 계획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수소 버스의 경우 올해 7개 주요 도시에 35대 보급 사업을 시작으로 경찰 버스 등 공공 부문 버스를 수소 버스로 전환한다. 2022년까지 2천대, 2040년에는 4만대까지 늘어난다.


수소 택시는 올해 서울에서 10대를 굴리는 시범 사업을 거쳐 2021년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보급한 후 2040년엔 8만대까지 보급할 계획이다. 또 2030년까지 현재 20만km 내외 수준인 내구성을 50만km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수소 트럭은 내년부터 개발·실증 작업에 들어간다. 이후 공공 부문의 쓰레기 수거차, 청소차, 살수차 등에 적용하고 물류 등 민간 영역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수소차 보급 확산을 위해 관련 인프라도 확충한다.


현재 14개에 불과한 수소 충전소를 올해 중 86개까지 늘리고 이후 2022년까지 310개, 2040년까지 1,200개로 단계적으로 늘린다.


이를 위해 정부는 약 30억원이나 드는 수소 충전소 설치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어느 정도 자립할 때까지 운영 보조금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입지 제한·이격 거리 규제를 완화하고,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주요 도심지, 공공 청사 등 주요 거점에 충전소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수소차 살펴보는 문재인 대통령 / 뉴스1


수소차 보급 확산 위해 관련 인프라도 확충


민간 주도 수소 충전소 설립에서 특수목적법인(SPC)의 참여를 확대하고 기존 액화석유가스(LPG)·압축천연가스(CNG) 충전소를 수소 충전이 가능한 융·복합 충전소로 전환한다.


정부가 수소 경제 선도 국가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하면서 수소 산업 관련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가진 현대자동차그룹의 사업은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 이와 함께 역할도 매우 중요하게 됐다.


지난 2000년부터 수소차 개발을 시작한 현대차는 지난해 차세대 수소차 '넥쏘(NEXO)'를 내놓으며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리딩 기술력을 증명했다.


또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도 수소차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 /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열린 현대모비스 충주 제2공장 신축 기공식에서 "수소차처럼 수소 에너지를 활용하는 신산업 분야에서 '퍼스트 무버'로서 산업 트렌드를 이끌어 나가겠다"며 "대한민국과 현대차그룹이 머지않아 다가올 수소 경제라는 글로벌 에너지 변화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참고로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 충주 공장에 제2공장을 짓는 것은 수소 연료 전지 시스템 생산 확대를 위해서다.


현대자동차그룹 사업 한층 탄력…역할도 매우 중요


현대차그룹은 현재 연간 3천대 규모인 수소 연료 전지 시스템 생산 능력을 2022년까지 4만대로 확대해 늘어나는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상용 부문에서도 수소차 상용화에 앞장서고 있다.


2006년 1세대 수소 전기 버스 모델을 개발한 현대차는 2009년 2세대 모델을 내놓은 데 이어 2017년부터 3세대 모델을 운영 중이다.


사진 제공 = 현대자동차


3세대 모델은 가속 성능, 등판 성능, 내구성 등을 대폭 강화하는 한편 첨단 안전사양을 탑재한 것이 특징으로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시내 버스로 활용됐다.


또 지난해부터 서울시의 시내 버스 정규 노선에 시범 투입됐으며, 올해부터는 서울, 울산, 광주, 창원, 서산, 아산 등 전국 6개 도시에서 총 30대가 시범 운영될 계획이다.


이밖에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국내에서 연간 50만대 규모의 수소차(승용·상용) 생산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이를 위해 7조 6천억원을 신규 투입하기로 했다.


이처럼 정부의 '수소 경제 활성화 로드맵'과 맥을 같이 하는 현대차그룹의 중장기 비전은 수소 관련 산업 비중이 높아질수록 더욱 각광받을 전망이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이 때문에 업계는 현대차그룹을 수소 경제 분야 한국 대표로 꼽고 있으며, 보유하고 있는 핵심 기술을 바탕으로 앞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울산 방문에 동행하는 등 수소 경제 분야 재계 대표로 전면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