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주 52시간'에 연구원들 집에서도 일한다며 文 대통령 뼈 때린(?) 셀트리온 서정진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들의 모습. 가장 오른쪽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대한민국 청와대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과 국내 기업인들 모여 '2019 기업인과의 대화' 나눠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글로벌 바이오 기업 셀트리온을 이끄는 서정진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뼈 있는' 농담을 건네 화제다.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국내 유수의 대·중견기업 대표와 만나 '2019 기업인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뭐니 뭐니 해도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가 좋은 일자리, 둘째가 상생과 협력"이라며 "정부와 기업은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돌파한 저력을 발휘해 어려움을 돌파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 뉴스1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요성 강조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이후 문 대통령은 기업인과 함께 영빈관에서 녹지원까지 25분간 산책을 하며 미처 못다 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이 자리에서 서 회장은 먼저 제약·바이오 산업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그는 "세계 바이오 시장이 1,500조원인데 이 가운데 한국이 10조원 정도 밖에 못한다"며 "셀트리온과 삼성 등이 같이 하면 몇 백조는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 기업들은 한국을 바이오 산업의 전진 기지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이공계 학생들 가운데 우수한 인재가 모두 의대, 약대로 몰려가는 것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는데 이제 바이오 의약산업 분야의 훌륭한 자원이 될 수 있겠다"며 바이오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대한민국 청와대 


서정진 회장, "주 52시간 정책에도 우리 연구원은 집 가서 일한다" 


서 회장은 또한 "헬스케어 산업이 가장 큰 산업이다. 일본은 1년 예산의 30%를 이 분야에 쓴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 기업이 한국과 같이 일을 하려고 하는 것은 일하는 스타일 때문"이라고 전했는데, 바로 이때 서 회장의 뼈 있는 농담이 나왔다. 


그는 "대통령께서 주 52시간 정책을 해도 우리 연구원들은 짐을 싸 들고 집에 가서 일한다. 그리고 양심고백을 안 한다"고 말했다.


서 회장의 말을 듣고 문 대통령을 비롯해 그 자리에 있던 다수의 기업인들이 웃음을 지었지만, 사실 이것이 마냥 편하게 웃고 넘어갈 수만은 없는 '굵직한 한 방'이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의 우리나라 기업의 현실에 비춰봤을 때 문 대통령이 주도한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이 너무 빨랐다는 지적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뉴스1


한편 서 회장은 이날 문 대통령의 건강관리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께선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시느냐"고 물었고, 문 대통령은 웃으면서 "못 한다. 그냥 포기했다"고 답했다. 


그러자 서 회장은 "대통령의 건강을 위해서라면 저희가 계속 약을 대 드릴 수 있다"며 "그런데 수면제도 부작용이 있다. 호르몬을 조절하는 약이여서 먹기 시작하면 계속 먹어야 한다. 가장 좋은 수면제는 졸릴 때까지 일하는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