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경내 산책 대화 주제는 미세먼지와 반도체삼성-LG '미세먼지연구소' 언급한 청와대 정책실장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문재인 대통령과의 청와대 경내 산책 도중 미세먼지연구소 언급에 LG가 먼저 시작했다면서 구광모 회장을 치켜세웠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은 지난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 이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커피가 든 보온병을 하나씩 들고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다.
이날 25분간 진행된 청와대 경내 산책 대화 주제는 '미세먼지'와 '반도체'였다. 때마침 당일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으로 전국 대부분 권역에서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던 상황이었다.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은 "삼성, LG는 미세먼지연구소가 있다고 한다"고 중국발 미세먼지를 언급했고 이를 들은 이재용 부회장은 "(미세먼지에 대해) 공부를 더해서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이재용 부회장 "미세먼지연구소는 LG가 먼저 시작"LG전자와 선의의 경쟁 펼쳐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
이재용 부회장은 또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때문에 (삼성전자는) 연구소를 세웠다"며 "미세먼지연구소는 LG가 먼저 시작하지 않았냐"라고 구광모 회장에게 물었다.
자리에 같이 있던 구광모 회장은 "그렇다"며 "공기청정기 등을 연구하느라 ('공기과학연구소'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의 이와 같은 발언은 가전업계 라이벌인 LG전자가 삼성전자보다 먼저 미세먼지연구소를 신설하는 등 공기청정 관련 기술에 앞서고 있음을 에둘러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전자도 중국발 미세먼지 연구에 나섰음을 강조함과 동시에 LG전자와 선의의 경쟁을 펼쳐나가겠다는 이재용 부회장의 '강한 의지'로 해석된다.
'중국발 미세먼지' 대응 위해 연구소 설립한 LG-삼성지난해 10월 LG전자가 먼저 '공기과학연구소' 설립
실제로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미세먼지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연구소를 잇따라 신설했다.
미세먼지연구소를 가장 먼저 설립한 곳은 이재용 부회장도 언급했듯이 LG전자다. 중국발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인지한 LG전자는 삼성전자보다 한발 앞선 지난해 10월 '공기과학연구소'를 세웠다.
서울 금천구의 가산 연구개발(R&D) 캠퍼스에 위치한 LG전자 '공기과학연구소'는 집진, 탈취, 제균 등 공기청정과 관련된 핵심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이곳에서 개발되는 공기청정 핵심 기술은 LG전자 공기청정기 '퓨리케어' 뿐만 아니라 '휘센 에어컨', '휘센 제습기' 등 LG전자의 에어솔루션 제품 전반에 적용된다.
삼성전자도 올해 초 '미세먼지연구소' 신설해 대응마련미세먼지 문제 해결에서도 '선의의 경쟁' 나선 LG-삼성
삼성전자는 이보다 3개월 늦은 지난 4일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내에 중국발 미세먼지를 종합적으로 연구하고 기술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미세먼지연구소'를 신설했다.
'미세먼지연구소'를 통해 삼성전자는 미세먼지의 생성 원인에서부터 분해에 이르기까지 전체 사이클을 이해하고, 기술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등 관련 솔루션을 확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국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자체적으로 연구소를 설립해 관련 핵심기술 연구 및 개발에 힘쓰고 있는 LG전자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구광모 회장을 치켜세움과 동시에 경쟁사인 LG전자의 기술력을 인정하는 듯한 발언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관계임을 다시 한번 되짚어준 '모범 선례'로 남게 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