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에게 반도체 경기 불황 언급한 文 대통령"삼성, 이제 진짜 실력 나온다!"…자신감 드러낸 이재용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요즘 반도체 경기가 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부터 진짜 실력이 나오는 거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5일 기업인들과 함께 가진 청와대 경내 산책 도중 세계 반도체 1위 기업 수장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글로벌 반도체 전망에 대해 물었다.
이재용 부회장은 반도체 경기가 좋지 않다는 사실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이제부터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면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 이후 일부 그룹 총수들과 함께 25분간 경내 산책을 돌면서 못다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반도체, 국내 전제 수출의 20% 자치하는 1위 효자상품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세계 반도체 1·3위로 시장 주도
이날 커피를 담은 텀블러를 들고 이재용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과 함께 산책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반도체 경기에 대해 물었다.
참고로 반도체는 지난해 기준으로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수출 품목이다. 수출 규모만 연간 6000억 달러에 달할 정도로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7년 2분기 매출에서 17조 5800억원을 기록하며 148억달러(한화 약 16조 6,100억원)의 미국 인텔을 처음으로 앞지르는 이변을 일으키며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의 주력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제품 가격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지는 등 반도체 시장에 대한 위기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초격차' 경쟁력 통해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이재용 의지최태원 "이런 소리 제일 무서워"·이재용 "영업비밀 말해"
문재인 대통령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데 어떻습니까"라고 물었고 이재용 부회장은 "(반도체 경기가) 좋지는 않습니다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답했다.
반도체 초호황이 막을 내리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들며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초격차' 경쟁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옆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 있던 최태원 회장은 "삼성이 이런 소리를 하는게 제일 무섭다"고 농담을 던졌다.
이에 이재용 부회장은 최태원 회장의 어깨를 두드리며 "이런, 영업비밀을 말해버렸네"라고 말하는 등 화목한 분위기를 이어나갔다는 후문이다.
이재용 부회장, 청와대서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 참석 "젊은이의 고민 새롭게 다가와...기회 주도록 노력"
한편 이재용 부회장은 일자리 창출은 기업의 의무라고 강조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부응하기 위해 지난해 발표한 3년간 4만명 고용에 대해 반드시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은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대한민국 1등 대기업으로서 지난해 숙제라고 말씀드린 일자리 3년간 4만명은 꼭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며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기업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또 "개인적 이야기 하자면 두 아이의 아버지로서 아이들이 커가는 것을 보며 젊은이들 고민이 새롭게 다가온다"며 "소중한 아들딸들에게 기회, 꿈과 희망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