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배스킨라빈스 매장은 왜 31개 아이스크림만 팔까요?"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얼죽아·이냉치냉'에 겨울에도 아이스크림 인기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이냉치냉(以冷治冷)'. 열은 열로서 다스린다는 '이열치열(以熱治熱)'의 반대말이다. 추위는 차가운 것으로 다스린다는 뜻이다.


일명 'Z세대'로 불리는 젊은 세대부터 20·3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단어인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아메리카노)'와 '아이스크림은 겨울이 제맛'이라는 말이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문 밖을 나서자마자 살을 에는 듯한 바람이 두 뺨을 할퀴는 겨울 추위가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지만 젊은 세대의 '뜨거운 피'는 식히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실제 젊은 이들의 거리라 할 수 있는 홍대나 이태원에 소재한 아이스크림 전문점은 겨울인데도 제법 붐빈다. 추워야 제맛이라는 공식 아래 아이스크림이 어느덧 사계절 디저트로 변모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고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곳은 SPC그룹이 운영하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전문점 '배스킨라빈스 31(배라)'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대중화 선도한 배라맛·계속되는 신제품 출시로 소비자 사로잡아


지난 1985년 한국에 상륙한 배라는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의 대중화를 선도했다는 평을 받는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원조'격인 배라는 뛰어난 맛은 물론 멈추지 않는 신제품 출시, 다양한 이벤트 등 활발한 마케팅까지 펼쳐 소비자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배라는 아이스크림 시장의 성수기인 '여름'이 아니어도 신제품을 내놓는다.


Facebook '배스킨라빈스'


지난 3일에는 바닐라와 꿀이 잔뜩 들어간 '꿀꿀 허니'를 선보였으며, 지난해 11월에는 바삭한 아몬드와 연유가 어우러진 '누가 크런치'를 출시했다.


또 지난 11월에는 달콤한 오레오가 콕콕 박힌 아이스크림 케이크, 오레오와 캐러멜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오레오 쿠키 앤 카라멜'을 내놨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숫자 '31'의 비밀 


성수기·비성수기를 막론하고 신제품을 출시하는 덕분에 매장 방문 고객은 어떤 아이스크림을 선택할까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여기서 많은 이가 의문을 표한다. 배라는 한 달에 한번 꼴로 새로운 아이스크림을 출시하는데, 왜 매장에는 아이스크림 종류가 많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이에 대한 비밀은 브랜드명에 담겨있다. 배라는 브랜드명(배스킨라빈스 31)처럼 딱 31개의 아이스크림만 내놓는다.


배스킨라빈스 31의 숫자 31이 31일, 즉 한 달 동안 매일매일 새로운 맛을 볼 수 있다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한 달을 31일로 계산한 것인 만큼 31일에 해당하는 가짓수만 선보인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신제품 출시해도 '31개'는 바뀌지 않는다 


사실 30여 년간 아이스크림 사업에 몰두한 배라는 1천여 가지 이상의 메뉴를 보유하고 있다.


소비자에게 매일 새로운 맛을 선보일 정도로 다양한 맛을 보유한 배라가 31개 아이스크림만 선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단순함이 미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선택의 폭이 너무 넓어지면 수익성이 저하된다고 생각해서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신제품 출시도 마찬가지다. 신제품이 출시됐다고 해서 '31개'가 '32개'로 늘어나지 않는다.


배라는 한 달 동안의 수익성을 따진 뒤 상위 30개만 남겨 놓고 최하위 1개를 신제품으로 대체한다. 


이것이 바로 배라가 90%에 달하는 시장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