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라이벌인 애플과 협력…'스마트TV' 시장 주도권업계 최초로 스마트TV에 '아이튠즈·에어플레이' 동시 탑재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삼성전자가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위기에 처한 애플과 손을 잡았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 벌어졌다.
애플과 협력을 통해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자사 '스마트TV'에 '아이튠즈 무비& TV쇼'(아이튠즈)와 '에어플레이2'를 동시 탑재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최대 라이벌인 애플과 전격 협력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수장인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장 겸 대표이사 사장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김현석 사장이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와 애플은 지난 2011년부터 7년간 스마트폰 특허권 등을 둘러싸고 법정 소송전을 벌인 앙숙 관계였기 때문이다.
이번 삼성전자와 애플의 이례적인 협력은 애플이 먼저 삼성전자에게 손을 내밀었고 삼성전자가 이를 받아주면서 성사됐다.
한때 서로를 못잡아 먹어 안달이었던 삼성전자와 애플이 서로의 손을 잡은 이유는 '위기감' 때문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올해 동영상 콘텐츠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애플이 넷플릭스와 아마존, 유튜브 등 기존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략적인 파트너가 필요했다.
삼성전자의 입장에서도 손해 볼 게 없는 제안이었다. 중국 등 빠른 속도로 추격하는 TV 제조 업체들과의 격차를 더욱 벌려나가는 한편 콘텐츠 부족이라는 문제에 마주친 삼성전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애플의 손을 잡았다.
애플과의 전략적 협력 주도한 김현석 삼성전자 CE부문장중국 등 경쟁 업체와의 격차 더 벌려나가기 위한 '승부수'
적과의 동침을 선택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애플의 손을 잡을 수 있었던 것은 김현석 사장의 강한 추진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승부욕이 강한데다가 입이 무겁기로 유명한 김현석 사장이 라이벌인 애플과의 협력을 맺은 것은 중국 등의 경쟁 업체와의 격차를 벌려나가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었다는 평가다.
실제로 김현석 사장은 지난 7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쇼 'CES 2019' 개막에 앞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애플과 손잡은 건 전략적인 결정이었다고 밝혔다.
당시 김현석 사장은 "많은 사람들이 아마존, 구글과 AI스피커 협력하면 빅스비 영향력 떨어진다는 오해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석 사장은 "삼성은 많은 파트너들과 동등한 관계에서 협력 모델을 추구하고 있고 이들과의 협력으로 빅스비의 에코시스템 확대를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규 TV에 구글과 아마존의 AI와 빅스비를 연동시키고 애플의 아이튠즈, 에어플레이를 탑재한 것처럼 뉴 빅스비 플랫폼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앞으로 출시되는 삼성전자 '스마트TV'에서는 별도의 기기 연결없이 곧바로 아이튠즈와 에어플레이 기능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다.
애플 아이튠즈 스토어가 보유하고 있는 4K HDR 영화 포함 수만 편에 달하는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간편하게 구매하고 고화질로 감상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국내 최고 'TV 전문가'로 손꼽히는 김현석 CE부문장의 이력혁신 주도 13년 연속 삼성전자, 글로벌 TV 1위 달성에 기여
한편 삼성전자 CE부문장을 맡고 있는 김현석 사장은 한양대 전자공학과 학사, 포틀랜드대 전기전자공학 석사를 받은 국내 최고 'TV 전문가'로 꼽힌다.
1992년 삼성전자 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으로 입사한 김현석 사장은 선행개발그룹장과 모니터개발그룹장을 거쳐 2003년부터 LCD TV 개발그룹장을 맡았다.
2009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팀장을 거쳐 2011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는 등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을 주도해 13년 연속 글로벌 TV 1위 달성에 기여한 인물이다.
애플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든 김현석 사장이 삼성전자 TV의 신화를 또 이뤄낼 수 있을지 앞으로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