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4분기 반도체 사업 매출, 20조원 밑돌 전망인텔 21조원 돌파 예상…삼성, 반도체 세계 1위 위태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1위' 자존심을 지켜온 삼성전자가 최대 경쟁업체인 미국 인텔에게 '반도체 왕좌'를 빼앗길 위기에 처했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인텔과의 격차를 더 벌린 것으로 조사됐지만 삼성전자의 주력인 메모리 제품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점을 고려할 때 1위 자리가 위태롭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사업 매출액은 20조원을 밑돌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7년 4분기부터 이어져왔던 20조원대 매출 행진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특히 지난해 3분기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역대 사상 최고치의 매출액을 기록한 24조 7,700억원과 비교했을 때 하락폭 수준이 매우 크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매출액이 20조원대를 회복하기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위기인 가운데 경쟁업체인 인텔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말 발표한 실적 가이던스에서 인텔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190억달러(한화 약 21조 3,275억원)으로 제시했다.

전분기 실적인 192억달러(한화 약 21조 5,577억원)와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삼성전자의 상대적인 부진으로 인해 인텔의 글로벌 반도체 시장 1위 왕좌 탈환에 청신호가 켜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동안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은 인텔이 반독점한 시장이었다. 무려 24년간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반도체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것.

삼성전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 점유율 15.9%…1위 굳건인텔과 반도체 시장 점유율 격차 2.1%포인트까지 확대

하지만 삼성전자가 지난 2017년 2분기 매출에서 17조 5800억원을 기록하며 148억달러(한화 약 16조 6,100억원)의 인텔을 처음으로 앞지르는 이변을 일으켰고 인텔의 위상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삼성전자가 인텔의 '24년 왕좌'를 끌어내리고 선두 자리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체 성적을 놓고 봤을 때도 삼성전자가 인텔보다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가트너가 지난 7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758억달러(한화 약 85조 21억원)를 올리며 15.9%의 시장 점유율로 선두 자리를 지켰다.

반면 인텔은 지난해 매출 659억달러(한화 약 73조 9,200억원)와 13.8%의 시장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3위는 364억달러(한화 약 40조 8,262억원)의 매출과 7.6%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한 SK하이닉스가 그 뒤를 이었다.

문제는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회복세가 더딜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어렵게 빼앗은 반도체 1위 자리를 인텔에게 내어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삼성전자의 주력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제품 가격이 비교적 큰 폭으로 떨어졌다. 반면 인텔의 주력인 비메모리 분야 시장은 상대적으로 부진의 정도가 덜하다.

다만 올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제품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어 섣불리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이 있어 삼성전자가 반도체 1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