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일본 롯데 장악하려고 '동생' 신동빈에게 '애원 편지' 보낸 신동주

(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우)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 뉴스1


"동생아, 화해하자. 대신 일본 롯데를 다오"


[인사이트] 김지현 기자 = 지난 2015년부터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화해의 뜻을 담은 자필 편지를 보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화해 시도를 '홍보용'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그의 진정성이 의심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9일 롯데그룹 및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해 4월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신 회장과 면회를 시도, 화해를 제안하는 내용의 편지를 직접 전달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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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면회가 불발돼 그는 대리인을 통해 편지를 전달했고 이후에도 몇 차례 편지를 보냈다.


편지에는 일본 롯데는 신동주 전 부회장 본인이, 한국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경영하고 형제간 분쟁을 멈추자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2015년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해임된 신 전 부회장이 화해를 통해 경영 복귀를 모색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롯데그룹은 8일 공식 입장문을 내고 "화해 시도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된다"며 "화해를 홍보용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일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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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 통해 경영 복귀를 모색하는 신동주 전 부회장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 면회 시도 당시 수감 후 2개월이 지난 시점에 갑작스럽게 왔고, 홍보대행사 및 변호사 등으로 추정되는 수행원 7~8명이 동행했다"며 "심지어 면회 시도 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기존과 동일하게 신동빈 회장 및 롯데 경영진을 비난했다"고 밝혔다.


이어 "신 전 부회장이 '개인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회사'와 '상법 절차에 따라 움직이는 회사'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아쉽다"며 "신 전 부회장은 본인의 경영 복귀를 주장하는 앞선 5번의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모두 패했으며, 본인의 해임 무효를 주장하는 소송에서도 패했다"고 덧붙였다.


롯데그룹 측은 또 신 전 부회장이 편지에서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에 대한 효심을 언급한 부분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롯데그룹 측은 "그간 고령의 아버지를 앞세워 각종 계약서, 위임장 등을 작성하며 경영권 분쟁을 촉발시켰고 심지어 신 명예회장과 주주권 대리 행사 위임장 효력을 두고 소송까지 진행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책임 경영 차원에서 아버지로부터 증여 받은 한국 롯데 지분을 대부분 매각했는데 그 행동이 아버지의 뜻과 같이 하는지도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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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 "신동주 전 부회장의 행동 많이 아쉽다"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2015부터 시작됐다.


신 전 부회장은 2015년 일본 롯데에서 퇴출된 이후 경영 복귀를 위해 신 회장과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권을 놓고 주총 표대결을 벌였다.


하지만 경영진과 주주들의 신뢰를 얻지못하며 5차례 모두 패했고, 특히 지난해 6월 29일 열린 주총에서는 신 회장이 구속 수감 상태였지만 신 전 부회장은 일본 경영진과 주주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


일본 롯데에서 30여년간 경영진으로 일했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지못해 경영진과 주주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평가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탄 휠체어 밀고 있는 신 전 부회장 / 뉴스1


또 일본 법원은 해임 무효를 주장하는 신 전 부회장에 대해 임직원 이메일 사찰과 회사 가치 훼손 등을 꼬집으며 "경영자로서 부적격하고 윤리 의식도 결여돼 있다"고 판결하기도 했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8일 이사 해임 결정에 반발해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을 상대로 낸 손해 배상 소송 항소심에서도 패했다.


앞서 두 회사는 신 전 부회장이 이사 임무를 수행하지 않고 회사 관련 허위 사실을 유포해 회사 신용을 훼손하고 업무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2015년 9월 임시 주총을 열어 그를 해임했다.


이에 신 전 부회장은 부당한 해임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8억 7천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