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에 12개 공장설립과 2만명 고용 약속
[인사이트] 김유진 기자 = 50만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아이티 강진에 두 팔 걷고 나선 국내 기업이 있다.
1986년 설립된 국내 의류제조업체 세아상역이 그 주인공이다.
북아메리카 카리브해에 있는 공화국 아이티는 지난 2010년 1월 12일 닥친 규모 7.0의 강진에 주민들이 사는 집도 무너졌고 교육 시설과 의료 시설까지 붕괴돼 도움이 절박했던 상황이었다.
이때 국내 업체 세아상역이 아이티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세아상역도 처음에는 다른 기업들과 비슷하게 물품 지원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아이티 재건 전반에 깊게 관여하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 정부는 '아이티 재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산업 단지를 건설해 고용 창출을 통해 아이티 국민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로 했다.
공장을 짓고 고용창출을 주도할 기업으로 수많은 대기업들을 제치고 세아상역이 선택됐다. 세아상역은 공장 12개를 짓고 2만명 가량을 고용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런 진심이 통했던 걸까. 뜻밖의 행운도 따랐다. 세아상역은 미국 수출분에 대해 2020년까지 무관세 혜택을 받기로 해 '일석이조'라는 평가를 받았다.
남을 도우려 했던 선행이 자기 스스로를 도운 셈이었다.
지역 아이들이 우수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학교 설립
아이티에 도움을 줬던 많은 기업 중 세아상역이 특히 주목을 받았던 것은 '학교 설립' 때문이었다.
세아상역은 공장이 있던 '카라콜' 지역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해당 지역의 모든 아이가 다닐 수 있는 일반 학교를 지었다.
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학교를 짓는 것은 지역 사회를 위한 사회공헌사업을 벌여 지역 발전과 더불어 주민들의 신뢰를 확실히 얻겠다는 세아상역의 생각이 깔려있었다.
아이티에서 공장을 설립하고 인프라 구축에 나설 수 있었던 데에는 세아상역이 그동안의 이력이 한몫했다.
세아상역은 현재 아이티를 비롯해 미국과 인도네시아 등 10여개국에 진출해있으며 40여개의 공장을 보유한 기업으로 다양한 국가의 현지 사정을 두루 파악하고 있다.
해외에서 공장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에 대한 노하우와 현지 사회를 돕기 위해 진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셈이다.
세아상역은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좀더 나은 사회를 위해 앞장서는 대표적 기업이다.
본업이 의류제조업인 만큼 의류 기부 활동을 이어오는 것은 물론 어린이복지시설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소외계층 어린이 중 학업 성적이 좋은 1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세아상역은 연매출 2조원이 훌쩍 넘는 건실한 수출 기업이기도 하다.
사회공헌과 매출 둘 다 잡은 세아상역이 올해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가 더욱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