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한입 베어 물면 달콤한 과즙 폭발하는 신품종 '대왕 딸기' 나왔다

아리향 / instagram 'h2_hanhyo' 한백베리농원


[인사이트] 김서윤 기자 = 2000년대 무렵까지 우리나라에서 딸기를 먹기 위해서는 일본에 딸기 종자 로열티를 지급해야 됐다.


하지만 2019년을 맞은 지금은 국내 딸기 품종 개발 수준이 높아져 달걀 보다 크고 단단한 딸기를 먹을 수 있게 됐다.


7일 농촌진흥청은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딸기보다 50% 더 크고 28% 더 단단한 ‘대왕딸기’가 국내에 처음 등장했다고 밝혔다.


충청남도 홍성군에서 첫 재배에 성공한 신품종 ‘아리향’은 한 눈에 봐도 씨알이 달걀 보다 굵다. 당도 또한 높아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리향 / 사진제공=농촌진흥청 


아리향은 큰 덩치 때문에 기존 딸기 상자에는 담기 어려워 전용 상자를 따로 만들어 소량으로만 판매한다.


1개당 가격은 1000원 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출시하자마자 백화점에 납품되며 명품 딸기 대열에 합류했다. 중동과 동남아 등에서도 문의가 잇따라 조만간 수출도 할 계획이다.


아리향을 개발하게 된 건 국내에서 첫 개발에 성공한 '설향'이 단일 품종이었다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였다. 단일 품종으로는 기후변화나 병해충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사실 '설향'이 개발되기 전 우리나라에서는 딸기가 재배되지 않았다. 우리가 먹던 딸기는 대부분 일본산이었다. 일본으로 지급하는 딸기 종자 로열티는 매년 60억원 가량이었다.


이를 보다 못한 농업기술원은 일본 딸기를 대체할만한 국내산 토종 딸기 '설향'을 10년 만에 개발해냈다.


아리향 / instagram 'h2_hanhyo' 한백베리농원 


하지만 설향은 과육이 너무 물러서 유통과정에서 상처가 많이 생겼고 그만큼 상품가치가 떨어졌다.


설향의 문제점을 해결한 건 논산 딸기연구회 회장의 조언이었다.


그는 설향도 일본산 품종을 키우듯 물을 많이 주지 말고 조금씩 나눠서 주면 된다고 했다. 물을 조금만 주니 당도까지 높아지는 일석이조 효과까지 나타났다.


이후 설향 품종은 널리 보급돼 국내 딸기의 90%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국내산 딸기 아리향이 추가로 개발되면서 소비자들은 달콤하고 앙증맞은 설향과 커다랗고 단단한 아리향 중 취향대로 골라먹을 수 있어 선택의 즐거움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