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경영진, 노조 총파업 예고에 사직서 제출로 맞대응총파업으로 은행 영업 정상화 못할 경우 사임하겠다고 뜻 밝혀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KB국민은행 노조가 총파업을 예고한지 이틀을 앞둔 주말, 노사가 첨예한 갈등으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노조가 총파업 단행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KB국민은행 경영진이 '사직서 제출'이라는 카드로 맞대응을 내놓으면서 양측 간의 신경전이 극에 달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1위 은행인 KB국민은행이 19년 만에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에서 노사 양측이 막판 협상 테이블에 앉아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금융권의 관심이 쏠린다.
6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부행장을 포함한 경영진 54명은 지난 4일 오후 허인 은행장에게 사직서를 일괄 제출했다.
노조의 반복적인 관행과 일방적 요구 수용 못한다는 입장KB국민은행 관계자 "총파업 막도록 노사 간의 대화 지속"
사직서를 제출한 KB국민은행 경영진은 김남일, 서남종, 오보열, 이계성 부행장을 비롯한 경영진 18명과 본부 본부장 11명, 지역영업그룹대표 25명 등 총 54명이다.
이들이 제출한 사직서에는 오는 8일 예정된 파업으로 은행 영업이 정상적으로 수행되지 못할 경우 사임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KB국민은행 전 경영진이 사직서 일괄 제출이라는 초강수를 둔 이유는 상식과 원칙을 훼손해가면서까지 노조의 반복적인 관행과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와 관련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경영진들이 총파업에 이르게 된 점에 대해 책임을 깊이 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영진 사직서 일괄 제출에 즉각 반발한 KB국민은행 노조노사 갈등 핵심 원인 '성과급'과 '피복비' 지급 등의 문제
관계자는 또 "고객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데 있어서는 노사의 뜻이 다를리 없다고 생각한다"며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끝까지 노동조합과의 대화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 노조 측은 경영진이 사직서를 일괄 제출한 것과 관련 즉각 반발했다. 노조 측은 "파업에 대해 경영진은 책임지고 물러나는데 직원과 노조는 무책임하게 강행한다는 인식을 심는 책임 전가하는 행동"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KB국민은행 노사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핵심 원인은 '성과급'이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성과급 300% 지급과 유니폼 폐지에 따른 피복비 연간 1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KB국민은행 측은 노조 측의 요구에 대해 너무 과도한 요구라면서 성과급 지급의 기준을 자기자본이익률(ROE) 10%로 삼자고 제시해 양측이 성과급을 두고 의견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1월 8일 예정대로 파업 단행될 경우 19년 만의 총파업KB국민은행 노사, 극적 타협 이뤄낼 수 있을지 관심 집중
한편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지부는 6일 KB국민은행지부 회의실에서 KB국민은행지부의 성공적인 총파업을 위한 공동회의를 개최하는 등 파업 강행의 뜻을 내비쳤다.
만약 예정대로 KB국민은행 노조가 오는 8일 파업을 강행할 경우 이는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한 2000년 이후 19년 만의 첫 총파업이다.
허인 은행장과 경영진 모두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입장에 공감하고 KB국민은행 노조 측과 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 노사가 총파업 직전 극적 타협을 이뤄내 갈등을 풀고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