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삼성과 애플은 스마트폰 이름을 왜 '갤럭시S'와 '아이폰'으로 정했을까?"

YouTube 'M-TECH PRO'


제품 운명을 좌우하는 브랜드 네이밍의 중요성한 번 잘 지은 브랜드…수천억원대 경제적 효과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이름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름을 어떻게 짓느냐에 따라 운명이 달라질 정도로 작명의 중요성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름의 중요성은 사람에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제품 브랜드도 이름을 어떻게 지어주느냐에 따라서 대박 나거나 혹은 쪽박을 찬다.


한 번 잘 지은 이름은 소비자들의 뇌리에 강력하게 각인되는 효과가 있어 보통명사화가 되는 것은 물론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경제적인 효과를 거둬들이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각 기업에서 브랜드 마케팅이나 브랜딩 담당자들이 어떻게 해서든 남들과 차별화되면서도 참신한 이름을 지으려고 머리를 꽁꽁 싸매곤 한다.


브랜드의 중요성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는 스마트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갤럭시S' 초기 모델에서부터 '갤럭시S9' 시리즈 변천사 모습 / YouTube 'SilentTek'


삼성전자, 휴대폰 브랜드 '애니콜'로 인기몰이애플의 '아이폰' 등장과 옴니아폰 실패로 고전


삼성전자하면 '갤럭시S'가 딱 떠오르고 애플하면 '아이폰'이 떠오르는 것은 그만큼 이들 브랜드가 보통명사화가 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드는 궁금증 하나. 삼성전자와 애플은 도대체 왜 많고 많은 이름들 가운데 '갤럭시S'와 '아이폰'이라는 이름을 스마트폰 브랜드로 지은 것일까.


사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전자 휴대폰 브랜드는 '애니콜(Anycall)'로 통일이 돼 있었다. 언제 어디서나 통화가 잘 된다는 뜻에서 지은 브랜드였다.


삼성전자 브랜드 '애니콜'은 이효리, 에릭, 보아, 이준기 등 당대 톱스타들이 모델로 활약하며 전국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모으며 삼성폰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하지만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이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는 시점에서 삼성전자에게는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했다.


2005년 출시된 삼성전자 '가로본능Ⅱ' / 사진제공 = 삼성전자


은하수(Galaxy)에서 모티브 따 지은 삼성 '갤럭시'갤럭시S 뒤에 'S'는 삼성 아닌 슈퍼 스마트라는 뜻


마침 윈도 운영체제 기반의 옴니아폰 실패를 겪은 삼성전자는 애플의 '아이폰'에 맞서 '애니콜' 명성을 이을 새로운 브랜드가 필요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바로 '갤럭시S' 시리즈다.


삼성전자는 2010년 당시 '갤럭시S'라는 이름으로 스마트폰을 세상에 내놓았다. '갤럭시S'에서 '갤럭시'란 단어 그대로 은하수(Galaxy)에서 모티브를 따 지었다.


우주에서 볼 수 있는 광활한 은하수처럼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미래도 찬란하길 바란다는 뜻에서 지어진 브랜드였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단어 뒤에 'S'라는 단어를 붙였다. 일반적으로 삼성(Samsung)의 'S'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슈퍼 스마트(Super Smart)'라는 의미가 더 강하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갤럭시S' 시리즈가 세상에 나오기 이전 '망작'으로 불렸던 옴니아폰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뜻에서 '갤럭시' 단어 뒤에 'S'를 붙였다는 것이다.


지난해 출시된 삼성전자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 / Android Central


'카피캣' 꼬리표 떼어내고 '최고의 안드로이드폰' 찬사'갤럭시S' 시리즈 성공…보급형 모델에 'A·J·'Z 등 붙여


물론 '갤럭시S' 출시 당시 '카피캣(모방꾼)'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지만 삼성전자는 잇따라 '갤럭시S2', '갤럭시S3' 시리즈 성공을 거두면서 '최고의 안드로이드폰'이라는 찬사를 받게 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시리즈 성공을 바탕으로 2011년 세계 최초로 패블릿과 스타일러스 펜을 탑재한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선보이며 명실상부한 삼성전자 브랜드로 키워냈다.


이후 삼성전자는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 라인업으로 'A', 'J', 'Z' 등을 붙이며 '갤럭시S' 시리즈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중가폰을 대표하는 '갤럭시A'에는 알파(Alpha)를 의미하고 저가폰의 대명사 '갤럭시J'는 작고 어리다는 뜻에서 주니어(Junior)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갤럭시Z'는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모바일 운영체제(OS)인 타이젠(Tizen)을 뜻한다.


애플 '아이폰' 시리즈 변천사 / YouTube 'Dong Hai STUDIO'


스티브 잡스 "'아이맥'의 'i'는 인터넷(internet)" 정의개인(individual)·가르치다(instruct)·알리다(inform) 등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가 은하수와 슈퍼 스마트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면 경쟁 업체인 애플의 '아이폰' 이름에는 어떤 의미로 지어지게 된 걸까.


애플이 만든 모든 제품 이름 앞에는 소문자 '아이(i)'가 무조건 따라붙는다. '아이폰(iPhone)'에서부터 '아이튠즈(iTunes)', '아이맥(iMax)', '아이팟(iPod)' 등 제품명 앞에는 'i'로 시작한다.


사실 '아이폰' 등의 'i'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명확하게 정리된 게 없다. 다만 1998년 스티브 잡스가 당시 '아이맥'을 소개하면서 'i'와 관련해 인터넷(internet)이라고 설명한 게 전부다.


스티브 잡스는 'i'를 언급하며 인터넷 단어 이외에 개인(individual), 가르치다(instruct), 알리다(inform), 영감을 주다(inspire) 등의 단어가 적혀져 있는 화면을 배경에 깔았다.


이후 스티브 잡스는 최초의 아이폰 '아이폰 2G'를 시작으로 2세대에 해당하는 '아이폰 3G'와 '아이폰 3GS'를 세상에 내놓았다.


애플 '아이폰XS 맥스'와 '아이폰XS' / YouTube 'Jonathan Morrison'


'아이폰 4S'에서 'S'는 애플의 인공지능 시리(Siri)라는 의미이름 하나 잘 지어 10년간 글로벌 시장 이끈 삼성전자-애플


여기서 '아이폰 3G'는 통신망 3G를 도입했다는 뜻이고 '아이폰 3GS'의 'S'는 스피드(Speed), 즉 빠르다는 의미를 담았다.


뒤이어 출시된 '아이폰 4S'에서의 'S'는 인공지능 시리(Siri)라는 뜻을, '아이폰 5S'의 'S'는 보안(Security)라는 뜻으로 각각 '아이폰' 이름 뒤에 붙었다.


2016년 처음 등장한 보급형 '아이폰SE'는 스페셜 에디션(Special Edition)이라는 의미이며 2017년 출시된 '아이폰X'는 출시 10주년 기념작으로 로마자 10을 의미하는 'X'에서 땄다. 읽을 때는 텐(Ten)으로 읽는다.


이처럼 브랜드 이름 하나 잘 지어 10년이 넘도록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트렌드를 이끌어 가고 있는 삼성전자 '갤럭시S' 시리즈와 애플의 '아이폰' 시리즈.


과연 올해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어떤 신기능을 갖춘 '갤럭시S'와 '아이폰'으로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