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LG화학, 한국전력에서 각자 평범한 회사 생활을 하던 형제는 의기투합해 국내 1위의 '세탁 전문 기업'을 만들어냈다.
이달 기준 전국에 140개 지사와 2,757개 가맹점을 갖춘 '크린토피아' 이범택 회장, 그리고 그의 동생 이범돈 사장 이야기다.
염색 전문 회사 '보고실업'에서 시작한 '크린토피아'
형인 이범택 회장은 한양대학교 섬유공학과 졸업 후 럭키(현 LG화학)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기보다는 창업을 하고 싶었던 이 회장은 금방 직장을 관두고 1986년 염색 및 섬유 가공을 전문으로 하는 '보고실업'을 설립했다.
전공을 살려 만든 '보고실업'은 곧바로 자리를 잡았고, 이 회장은 1992년 세탁 사업에 눈을 돌려 '크린토피아' 사업부를 신설했다.
이 회장이 의류에 대한 풍부한 노하우와 경험을 담아 만든 크린토피아는 '선진형 세탁 시스템'을 기반으로 호기롭게 시장에 진출했다.
그렇지만 초기 시설 투자금이 막대하게 들어간 것에 비해 소비자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997년 외환위기까지 불어닥치면서 고전하자 이 회장은 세탁 사업 자체를 접어야 하는지 깊은 고민에 빠졌다.
크린토피아 사업이 부진하던 초기, 발 벗고 나선 이범돈 사장
이때 나선 것이 바로 이 회장의 친동생 이범돈 사장이다.
당시 한국전력에 다니고 있던 이 사장은 자신이 크린토피아의 인지도를 높이고 가맹점 수를 늘려보겠다고 형을 설득했다.
결국 이 회장은 이 사장을 '구원 투수'로 삼기로 했고, 이 사장은 아예 한전을 그만두고 크린토피아 사업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했다.
단돈 500원에 와이셔츠 세탁해주며 인기몰이 성공한 크린토피아
이 회장과 이 사장이 돌파구로 삼은 것은 '500원 전략'이었다. 당시 동네 세탁소의 와이셔츠 한 장 세탁 비용은 2천원 대였다.
크린토피아는 와이셔츠 자동화 세탁 기기를 수입해 들여왔고, 단돈 500원에 세탁해주는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현재는 1,200원이다.)
이와 동시에 가맹점과의 동반 성장에도 집중했다. 단적인 예로 크린토피아는 각 가맹점이 신용카드 결제를 늘릴 수 있도록 카드 수수료의 50%를 본사에서 지원해준다.
결국 소비자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가맹점 수도 빠르게 증가하면서 크린토피아는 명실공히 국내 1등 세탁 전문 기업으로 거듭났다.
사업 분야도 적극적으로 확장했다. 크린토피아는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는 추세에 발맞춰 세탁 멀티숍 형태의 '코인 빨래방'을 만들었다.
'코인 빨래방'은 무인 세탁함을 기반으로 365일 24시간 운영돼 바쁜 현대인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특히 1인 가구의 중심인 20대~30대 고객이 늘어남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는 아이돌이자 배우인 차은우를 모델로 선정해 젊은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
고객에게는 편리함을, 가맹점주들에게는 희망을 주기 위해 끝없이 매진하는 '환상의 콤비' 이 회장과 이 사장.
어느 동네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국민 세탁소' 크린토피아에는 이러한 창업 스토리가 담겨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