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엄마랑 목욕탕 가면 꼭 먹었던 서울우유 '삼각커피우유'의 달콤한 기록

(좌)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사진 / KBS2 '고백부부' (우) twitter 'seoulmilk'


별다른 홍보 없이도 45년간 사랑받은 서울우유 '커피포리'스테디셀러 '커피포리', 홍보 없이도 연매출 200억원 올려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초특급 스타를 광고 모델로 발탁하거나 이렇다 할만한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았는데도 소비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는 제품이 있다.


그것도 무려 45년간이나 말이다.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지는 제품이 허다한 식품업계에서 광고 없이도 '롱런 신화'를 쓰고 있는 주인공은 일명 '커피포리'로 불리는 서울우유의 '삼각커피우유'다.


1974년에 태어난 서울우유 삼각커피우유는 '지금도 많이 팔릴까'라고 생각을 하는 이들의 생각을 깨부수기라도 하듯 한해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효자' 상품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사진=인사이트


부모님과 목욕탕서 마시던 서울우유 '삼각커피우유' 그때 그 시절 '추억' 덕분에 홍보 없이도 장수해


삼각커피우유가 별다른 홍보 없이도 '장수'할 수 있었던 까닭은 '추억'이 지닌 힘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가공우유는 특정 연령층에 관심을 받다 어느 시기가 지나면 시들해진다.


그러나 삼각커피우유는 20대부터 50대, 60대까지 아우르며 여전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부모님 혹은 자녀들과 함께 목욕탕에서 마신 '추억'이 깃든 우유기 때문이다. 그때 그 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매개체인 셈이다.


롯데마트몰


서울우유가 '삼각커피우유' 포장용기를 만든 까닭우유용기 '유리병' 유일했던 시절 선풍적 인기 일으켜


빨대의 뾰족한 부분으로 삼각 정사면체로 된 포장용기를 찔러 음료를 쪽쪽 빨아먹었던 삼각커피우유.


이런 삼각커피우유는 출시 당시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금이야 우유팩, 삼각포리팩, 멸균팩 등 우유를 감싸는 포장재가 다양하지만 그때만 하더라도 '유리병'이 유일했다.


서울우유도 마찬가지였다. 우유 용기로 유리병을 사용했다. 투명한 유리병에 들어있어 소비자에게 깔끔한 이미지를 준 게 유리병이지만, 문제점이 많았다.


PET 병에 담긴 우유 /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유통 중 파손은 물론 공병회수가 어려웠다. 이로 인한 생산비용 증가, 세척 과정 소독 및 위생 관리, 유리병 자체의 무게 등 '득 보다 실'이 컸다.


이에 서울우유는 1972년에 '삼각포리'로 불리는 포장용기를 최초로 개발, 우유를 담는 용기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삼각포리에 담긴 우유는 공병회수가 어려운 학교급식에 주로 공급됐고, 유리병에 담긴 제품보다 가격이 저렴해 제과점 같은 곳에서도 많이 사용됐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서울우유는 1974년 3월 커피우유 생산을 시작, 현재의 '삼각 커피우유'가 탄생했다.


영화 '가비' 스틸컷 


1970년대 '커피'는 '고급 사교문화'의 상징…서민 접하기 힘들어커피 맛·향 그대로 담아낸 '삼각커피우유', 소비자들의 선택 받다 


삼각커피우유는 출시와 동시에 선풍적인 인기를 끈다. 당시 커피는 '고급 사교문화'의 매개 역할을 하는, 서민으로서는 쉽게 접하기 힘든 기호식품이었기 때문.


그런 커피에 우유를 섞어 만든 삼각커피우유는 저렴한 가격에 비해 커피의 맛과 향을 그대로 담고 있어 소비자의 선호도가 높았다.


이를 본 경쟁업체에서 우후죽순으로 디자인이 흡사한 '미투제품'을 시장에 내놨지만 '원조'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삼각커피우유를 따라잡을 만한 제품은 없었다. 독보적이었다.


사진 제공 = 서울우유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발맞춰 능동적으로 변한 '삼각커피우유'덕분에 매출 '호조'…광고 없이도 연평균 약 4천만개 판매돼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인기도 시들해지기 마련.


이에 서울우유는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맞게 맛과 디자인을 조금씩 개선하며 고객들의 기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전통과 역사라는 콘셉트를 탈피, 젊고 활력 있는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서울우유의 행보가 삼각커피우유에도 미치고 있는 것.


실제 지난 2012년에는 삼각커피우유의 후속 제품인 삼각 모카커피우유를 선보이기도 했고, 지난해에는 이랜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와 협업해 삼각커피우유를 특징을 녹인 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사진 제공 = 서울우유


이러한 노력 덕분에 삼각커피우유는 광고 없이도 최근 연평균 약 4천만개가 판매되고 있다.


출시 이후 현재까지 누적 판매량도 22억개에 달한다. 이는 5천만 대한민국 국민이 1인당 45개가량을 마신 셈이다.


별다른 광고 없이도 '추억'의 힘 그리고 계속되는 변화로 지금까지 '생존'한 서울우유의 삼각커피우유가 앞으로 얼마나 더 롱런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