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롯데 신동빈에게 '7천억' 알짜 백화점 뺏기자 고개 숙인 신세계 정용진

(좌)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 뉴스1


오는 4일 '롯데백화점'으로 바뀌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오는 4일부터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롯데백화점'으로 간판을 바꿔 단다.


1997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20년 넘게 인천점을 운영해온 신세계백화점은 이제 롯데백화점에 그 자리를 내주게 됐다. 


인천종합터미널 내에 자리를 잡을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로, 영업 면적 5만 1867㎡(1만 5690평) 규모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 뉴스1


1년에 7천억원 벌어들이던 '알짜 점포' 인천점 


이 공간은 과거 신세계백화점이 인천시와 장기 임대 계약을 맺고 사용해오던 곳이다.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은 연 매출 7천억원 안팎을 자랑하는 '알짜배기' 점포였다. 


그러나 2012년 인천시가 재정난을 이유로 이곳을 매물로 내놓으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롯데그룹이 인천시로부터 터미널 부지와 건물 일체를 9천억원에 매입해 소유권을 차지한 것. 


신세계는 "인천시가 롯데에 특혜를 줬다"고 주장하며 매각 무효 소송을 제기했지만 5년 여간의 법정 분쟁 끝에 최종 패소했다. 


결국 신세계백화점은 지난달 28일 울며 겨자 먹기로 영업을 종료했다. 


오는 4일 새롭게 문을 여는 롯데백화점 인천점 / 사진 제공 =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에 2위 뺏길 위기 처한 신세계백화점 


업계에서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배가 아파도 많이 아플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현재 신세계백화점은 현대백화점과 업계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017년 신세계 계열 백화점 전체 매출은 2조 388억원, 현대백화점의 매출은 1조 8,481억원이다. 신세계가 매출로 약 2천억원 앞서있는 상황에서 당장 연 매출 7천억원짜리 인천점이 문을 닫게 된 것이다. 


게다가 신세계는 당분간 출점 계획도 없어 인천점의 매출 공백을 메우기 어려운 처지다. 


신세계는 당초 내년에 울산 우정혁신도시에 신세계백화점 울산점을 오픈할 예정이었지만 사업성 검토 기간이 길어지면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이를 제외하면 2021년 대전점 오픈을 앞두고 있으며, 2022년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들어설 예정인 스타필드 청라에 백화점을 입점시킬 계획이나 아직 확정된 바는 아니다. 


사실상 당장의 대안은 없는 셈이다. 


(좌) 현대백화점, 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 (우) 신세계백화점,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자존심 제대로 구긴 신세계 


결국 신세계백화점은 인천점 하나로 인해 현대백화점에 업계 2위를 내줄 위기에 처했고, 롯데백화점은 인천 상권에서 최대 유통 사업자 지위를 확보하며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게 됐다. 


엇갈린 희비 속에 자존심을 제대로 구긴 신세계가 어떠한 돌파구를 찾아나갈 수 있을지 업계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