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얼핏 보면 쇼핑몰이 아닌 온라인 패션 매거진 같다. 단순히 옷을 파는 곳이라기엔 뭔가 더 특별한 '콘텐츠'가 있어 보인다.
'아는 사람만 아는 사이트'로 통했지만 이제는 점점 더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갬성' 쇼핑몰 '29CM'의 이야기다.
'텐바이텐' 대박낸 뒤 '29CM' 만든 능력자 이창우 대표
29CM를 만든 이창우 대표는 꽤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한양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해 한 설계 사무소에 취업했다.
1년여의 직장 생활 후 돌연 사표를 내고 삼성물산 인터넷 사업팀으로 이직했고, 또 1년 후에는 이마저도 그만두고 '텐바이텐'을 창업했다.
이 대표가 창업 동기 4명과 함께 만든 '텐바이텐'은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디자인 소품으로 젊은 층을 사로잡았다. 그렇지만 그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창업 10년 후인 2011년, 이 대표는 GS홈쇼핑의 투자를 받아 디자이너 패션 전문 몰 '29CM'를 탄생시켰다.
'커머스 미디어' 지향하는 29CM
이 대표가 지향하는 건 '커머스 미디어'다. '29CM'의 'C'와 'M'도 각각 커머스(Commerce)와 미디어(Media)를 가리킨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것에만 집중하기보다는 각 브랜드가 지향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이를 어떻게 소개할지에 대해 고민한다.
갖가지 상황에 따른 다양한 연출 컷은 어떠한 특징을 가진 사람들이 이 옷을 입으면 좋을지 설명해주는 느낌도 든다. 패션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만히 보고만 있어도 시간이 훅훅 간다.
그래서일까. 29CM의 방문자 당 체류시간은 7분이 넘고 사용자 대비 구매 전환율은 월 15% 이상이다. 콘텐츠를 보면서 상품까지 소비하는 방식이 서서히 자리를 잡은 것이다.
2030 세대들은 29CM에서 자신의 개성 있는 라이프 스타일을 쏙 빼닮은 콘텐츠를 찾고 해당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식의 소비를 늘려가고 있다.
올해 연 거래액 500억원 돌파하며 빠르게 성장
29CM의 이러한 특징을 가장 잘 보여주는 메뉴가 바로 'PT'다.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두 가지의 브랜드를 골라 각각의 가치와 제품을 소개하는 광고 메뉴다.
패션에 지대한 관심을 가진 사람은 물론, '패알못(패션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봐도 마냥 흥미로운 콘텐츠라 인기가 높다.
이러한 특징으로 젊은 층을 사로잡은 29CM는 매년 50~75%의 성장세를 보이며 빠르게 커가고 있다. 올해 처음으로 연 거래액 500억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고, 함께 일하는 직원도 100여명에 달한다.
패션 업계 관계자들은 "디자이너 브랜드의 가치를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쇼핑몰이기에 분명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온라인 패션 매거진' 같은 쇼핑몰을 만들어 '패션 피플'의 이목을 사로잡은 29CM의 이창우 대표.
개성 있는 패션과 자신만의 감성을 중요시하는 젊은 층 사이에서 더욱 큰 폭으로 성장할 29CM의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