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천장 깨고 금융권 인사에 부는 '여풍(女風)당당'
[인사이트] 윤혜연 기자 = 국내 4대 금융지주와 5대 은행의 임원 인사가 지난달 28일 하나금융지주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특히 이번 임원 인사는 그간 '방탄유리천장'으로 불렸던 보수적인 금융권에서 여성의 고위직 진출이 크게 증가해 돋보인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1980년대 후반 이후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 여성 금융인이 증가한 만큼 여성 임원도 당연히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양성평등의 수준이 더 높아져야 한다는 사회적 분위기도 여성 임원들의 승진에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소위 '찬밥' 신세였으나 특유의 섬세한 리더십으로 승승장구해 이번 인사에서 고위직 승진에 성공한 금융권 여장부 5인방을 소개한다.
1. 박정림 KB증권 대표
지난달 19일 박정림 KB국민은행 부행장이 KB증권 공동대표가 되며 증권가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기록했다.
박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체이슨맨해튼 서울지점, 정몽준 의원 비서실, 조흥은행, 삼성화재 등을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2004년 국민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뒤 자산관리(WM) 부문 본부장, 여신그룹 부행장, KB금융지주 WM 총괄 부사장을 지내며 주로 자산관리 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웠다.
박 대표는 그동안 KB금융지주의 WM 부문을 총괄하며 주식·채권·외환·파생상품 등을 운용하는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업무까지 파악한 베테랑으로 증권사를 이끌어나가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선이다.
2. 왕미화 신한금융지주 WM사업 부문장
신한금융지주는 지난달 21일 왕미화 WM사업 부문장 겸 신한은행 일산영업본부장이 지주 WM사업 부문장(부행장보)으로 승진시켰다.
왕 부문장은 1964년생으로 1983년 부산진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5년에 신한은행에 입사했다.
특히 그는 지난 2003년 신한은행에 처음으로 강남PB(프라이빗뱅커) 센터가 생길 때 PB팀장으로 발령받은 후 신한PB방배센터장, 신한PWM 강남센터장, WM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20년 가까이 자산가들의 자금을 굴려온 국내 1세대 PB다.
자금 관리 전문가인 왕 부문장은 신한금융지주 WM사업을 총괄한다.
3. 조경선 신한은행 부행장보
지난 21일 있었던 신한금융지주 승진 임원 인사에서 조경선 신한은행 스마트컨택 본부장이 부행장보로 승진했다. 이로써 왕 부행장보와 함께 신한금융그룹 최초 여성 임원 2명을 기록했다.
조 부행장보는 1965년생으로 1981년에 영등포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3년부터 신한은행에서 일했다.
고객만족센터 부실장, 응암동지점장, 원당금융센터장 등 35년간 일선 지점과 본부에서 은행원으로 한 길을 걸었다.
올해 1월부터는 신한은행이 디지털 환경에서 고객센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만든 '스마트컨택본부'의 첫 본부장을 맡아 비대면 고객상담 채널을 총괄해왔다.
4. 정종숙 우리은행 WM그룹 부행장보
우리은행은 지난 11월 29일 정종숙 WM그룹 상무를 부행장보로 뽑았다.
정 부행장보는 2016년 종로영업본부장, 지난해 강남2영업본부장 등 지점장 10년, 본부장 2년의 경험으로 업계에서 '영업통'으로 손꼽힌다.
특히 그는 종로, 강남2 본부를 연속으로 핵심역량지표(KPI) 1위로 만드는 기록을 세우며 올해 초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1년 만에 부행장보로 초고속 승진을 거듭하고 있다.
5. 송한영 우리은행 외환그룹 상무
송한영 외환그룹 상무는 지난 11월 29일 정종숙 우리은행 부행장과 함께 승진 인사로 이름을 올렸다.
송 상무는 전통적으로 남성 영역으로 꼽히는 기업 영업을 개척해 눈길을 끈다.
그는 남대문기업영업본부, 종로기업영업본부 기업지점장을 지냈으며, 승진 전까지 종로기업영업본부장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