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234일의 '감빵 생활' 마친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에서 올해 터진 일 6

(좌) 롯데월드타워, 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 (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뉴스1


수감 기간 빈자리 메꾸느라 바빴던 신동빈 회장의 2018년


[인사이트] 서희수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에게 2018년은 '아까운 한 해'였을 것이다. 금 같은 시간을 구치소에서 보냈으니 말이다.


동시에 롯데그룹은 '총수 부재'의 아픔을 뼈저리게 느꼈다. 때문에 신 회장은 출소 후 단 '2일'만 쉬고 밤낮을 가리지 않고 국내외를 순방했다.


임원 인사 단행과 롯데 케미칼 지주사 편입을 시작으로 손해보험·카드 매각, 글로벌로지스∙로지스틱스 합병까지.


신 회장이 정신없는 한 해를 보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모아봤다.


1. 롯데마트 1+1 행사 '허위·과장 광고' 판결


/ 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올해 7월 롯데마트는 지난 2015년 2~4월에 진행한 1+1 행사가 '허위‧과장광고'에 해당된다는 대법원의 판결을 받았다.


기간 동안 3차례 1+1 행사를 진행하면서 기존 개당 가격보다 높은 판매가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앞서 2014년에는 '명절 전 생필품 가격, 확실히 내립니다' 등의 광고 문구를 냈으나 사실상 큰 가격 변동이 없었다.


사진 제공 = 롯데마트


재판부는 "상품 2개 그림과 함께 '1+1' 표시를 본 소비자는 행사 상품을 구매하면 기존 1개 가격으로 2개를 구매하는 경우보다 경제적으로 유리하다고 인식할 여지가 높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마트가 광고한 1+1 가격은 1개 가격의 2배와 같거나 그보다 높은 가격으로 소비자에게 아무런 경제적 이익이 없거나 오히려 불리했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2. 석방, 그 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출소모습 / 뉴스1


지난 10월 5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34일간의 수감 생활을 마치고 자유를 얻었다.


신 회장은 경영에 복귀하자마자 롯데그룹 전반의 경영 현안을 하나하나 살피며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였다. '총수 부재' 여파가 컸기 때문이다.


그가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와 관련해 뇌물 공여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 6월의 실형을 받아 옥살이하는 사이 지주사 전환은 물론 롯데면세점 사업 등 그룹의 경영과 투자가 난항에 빠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출소모습 / 뉴스1


신 회장의 구속과 함께 롯데그룹 시계도 사실상 멈춘 것이다. 롯데그룹이 비상 경영 체제를 가동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다.


신동빈 회장은 단 '2일'이라는 휴식을 가진 뒤 주간 회의를 시작으로 임원 인사 등을 통해 그룹을 재정비했다. 


계열사를 총괄하는 4명의 사업부문장 중 2명을 교체했다.


3. 복귀 3일 만에 롯데케미칼 지주사 편입


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신동빈 회장은 복귀 3일만에 롯데케미칼은 그룹 지주사에 편입했다. 


롯데지주는 호텔롯데와 롯데물산이 보유한 롯데케미칼 주식 796만 5,201주(23.24%)를 2조 2,274억원에 매입했다.


롯데그룹은 케미칼을 지주사에 편입함으로써 지주 체제를 안정화하고 유통 및 식음료 업종에 편중돼 있던 사업 분야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신 회장은 5박 6일 일정으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차례로 방문하기도 했다.


베트남엔 유통 사업 관련 대규모 투자를, 인도네시아 자바 반텐 주엔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 건설을 진행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석유화학 단지의 경우 약 47만㎡ 부지에 나프타 크래커(NCC)와 하류부문 공장 등을 건설해 오는 2023년부터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현재 기본 설계를 마친 상태다.


4. 미니스톱 인수전


/ 사진 = 박찬하 기자 chanha@


지난 11월 20일 진행된 미니스톱 본 입찰에는 롯데, 신세계, 사모펀드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참여했다.


미니스톱 인수는 신동빈 회장과 정용진 부회장의 자존심 대결로 번져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 뉴스1


특히 가장 열의를 보이는 곳은 롯데다. 


9,500여개 점포로 업계 3위인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하면 CU와 GS25에 버금가는 매장 규모(1만 2천개 이상)를 확보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세븐일레븐은 '어중간한' 톱 3가 아닌 '확실한' 톱 3 대우를 받을 수 있을 뿐더러 이마트 24와의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다.


롯데는 과거 편의점 '로손'과 '바이더웨이'를 인수한 경험이 장점으로 꼽힌다.


5. 롯데 손해보험·카드 매각, 롯데 글로벌로지스∙로지스틱스 합병


/ 사진 = 박찬하 기자 chanha@


지난 11월 27일 롯데그룹은 손해보험과 카드사 매각에 나서며 금융업에서 '완전히' 손 떼겠다고 발표했다.


공정거래법상 일반 지주회사가 금융 계열사를 가질 수 없다는 정부의 '금산분리 원칙'을 따른 것이다.


금융업은 그간 신동빈 회장이 강한 애착을 보였던 사업 중 하나다.


하지만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과 고금리 카드 대출 규제 등으로 카드업계가 수익성 악화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인 만큼 매각가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 사진 = 박찬하 기자 chanha@


롯데손해보험의 대주주는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 등으로 시가 총액 약 3,700억원 규모다. 롯데 지분가치는 1,800억여 원으로 추산된다.


같은날 물류 회사인 롯데 글로벌로지스와 로지스틱스도 합병 계약을 맺었다. 각종 절차를 거친 뒤 내년 3월 1일부로 새로운 이름의 통합 법인을 출범할 예정이다.


일각에서는 통합 법인이 '세븐일레븐'을 운영하고 있는 코리아세븐의 기업 가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있다.


6. '진상 고객'에게 폭행당한 롯데백화점 분당점 속옷 매장 직원


/ 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지난 6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객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는 롯데백화점 분당점 속옷 매장 직원의 글이 올라와 이슈가 됐다.


해당 직원은 10월에 매장을 방문한 50대 부부 중 여성 고객이 "제품이 왜 이렇게 비싸냐", "사이즈는 왜 이렇게 이상하게 나오냐"며 화를 내기 시작했다고 서술했다.


직원이 아무런 대꾸를 하지 못하자 여성고객은 반말과 함께 직원의 부모님을 거론하며 모욕적 언사를 내뱉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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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매장 집기와 무선 전화기를 집어던지고 직원을 무릎 꿇게 한 뒤 머리를 때렸다. 이를 목격한 아르바이트생이 상황을 말렸고 이후 '진상 고객'은 점포를 빠져나갔다.


직원은 "상해 진단서도 끊어놨는데 그 고객이 사과나 합의를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고 누리꾼들은 그 고객을 반드시 처벌해야 한다며 함께 분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