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노조 96% '총파업' 찬성표 던져내년 1월 8일 '총파업' 돌입…고객 불편 예상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평균 임금 수준이 높아 취준생들에게 '꿈의 직장'으로 꼽힌 KB국민은행의 리더 허인 행장은 요즘 '시름'이 깊다.
KB국민은행 노동조합이 당장 2019년 1월 8일부터 '총파업'에 나서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노동조합(노조)은 지난 27일 서울 영등포구에 소재한 국민은행 여의도 본점에서 1만 1,990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 조합원 96.01%(1만 1,511명)가 찬성표를 행사해 총파업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노조 측은 내년 1월 7일 전야제를 연 뒤 다음날인 8일 총파업에 돌입한다.
노조가 '총파업' 강수 두게 된 배경
노조가 '총파업 돌입'이란 강수를 두면서 KB국민은행을 이용하는 기존 고객들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평균 연봉 9,100만원으로 적지 않은 임금을 받는 KB국민은행 직원들이 고객들의 불편이 예고되는데도 불구하고 집단행동에 나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은 지난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KB국민은행과 노조는 지난 9월부터 총 12차례에 걸쳐 임금·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진행했다.
임단협 안건은 임금인상, 연말 성과급, 임금피크제 진입 시기, 점심시간 1시간 보장, 페이밴드 등이다.
해당 안건을 두고 노사 간의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임단협 진행 내내 노사는 첨예하게 대립했고, 합의를 이루지 못해 협상은 결렬됐다.
이에 노조는 지난 7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조정 신청을 냈다.
총 2차례에 걸쳐 회의가 진행됐지만 이번에도 의견이 엇갈렸다. 중노위는 지난 24일 조정 중지를 결정했다.
협상의 테이블에 앉았으나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했던 탓일까. 노조는 곧바로 총파업 투쟁 결의 대회를 진행했다.
연말 성과급·임금인상·피복비 지급 놓고 대립하는 KB국민은행 노사
노사 간 이견을 보이는 입단협 안건 중 가장 쟁점이 된 것은 '연말 성과급'이다.
KB국민은행은 성과급 지급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매년 성과급과 관련한 갈등이 있어왔는데, 올해에도 성과급 규모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
현재 노조 측은 KB국민은행이 올해 3분기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만큼 이익 배분 원칙에 따라 기본급의 300%를 연말 성과급으로 달라며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올해 경영 목표 달성 전망이 어둡기 때문에 성과급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밖에도 노조는 임금인상도 요구했다. 산별교섭 합의 수준인 2.6%로, 저임금 직군은 5.2% 인상해달라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반면 은행은 난색을 표한다. 인건비 및 관리비 등 제반 비용 상승을 감안하면 쉽게 결정할 법한 사항이 아니라고 판단해서다. 은행은 인상률을 2.6%로 맞춰야 한다고 보고 있다.
피복비 지급도 또 다른 쟁점이 되고 있다. 앞서 사측은 직원들의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유니폼 폐지'를 결정했는데, 노조 측이 유니폼 폐지에 따른 피복비도 매년 100만원씩 지급하라고 한 것.
즉, 기존에는 출근할 때 유니폼을 착용하면 됐으나 더는 그러지 못해 옷을 사야 하니 은행이 그 비용을 부담하라는 셈이다.
노조의 파업 예고를 본 국민들의 반응이 '싸늘'한 이유
KB국민은행에 몸담고 있는 행원들의 파업 예고를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자신들의 이익 관철을 위해 고객들의 불편을 볼모로 삼는 듯한 KB국민은행 노조 측의 행보는 도통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게 금융 전문가들과 고객, 그리고 국민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KB국민은행의 임금은 '고임금'에 속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KB국민은행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9,100만원이다.
특히 KB국민은행 등 국내 시중은행들은 고객들을 상대로 손쉽게 '이자 장사'를 벌여 '조단위'의 막대한 이익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성과급 지급을 놓고 파업을 강행해 국민 여론이 좋지 못한 것.
노조 측의 이 같은 행보가 '귀족 노조'의 집단 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는 배경이다.
KB국민은행 노사 간의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는 양상을 띄고 있는 가운데 노조는 사측이 총파업 전 협상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언제든 협의에 나선다고 말한다.
공은 KB국민은행으로 넘어갔다. KB국민은행 노사 간의 갈등이 원만히 마무리될 수 있을까. 부디 고객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발생하지 않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