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신발 깔창' 만들다 우연히 '뉴발란스' 창업해 셀럽이 된 미국 청년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신발 본래의 목적에 충실한 뉴발란스 'simple is best'


[인사이트] 서희수 기자 = 브랜드 '뉴발란스'는 스티브 잡스가 20여 년간 아이폰 출시 등 공식 석상에서 즐겨 신었던 신발로 더욱 유명하다.


특히 그가 즐겨 신었던 '993 모델'은 지난해 10월 잡스 사망 후 판매가 급증해 품절 사태를 빚었다.


이밖에도 전 미국 대통령 빌 클린턴, 원자바오 중국 총리 등 전 세계 유명인사가 즐겨 신어 '셀럽 신발', '연예인 운동화'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다.


GettyimagesKorea


뉴발란스는 대표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 아디다스, 푸마보다 긴 113년이라는 오래된 역사를 자랑한다.


100년 전부터 발이 편하다고 입소문이 나 운동선수들이 즐겨 신었고 뉴발란스는 '달리는 사람들을 위한 신발'이라는 이미지 구축에 성공했다.


신발의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요소인 착용감과 기능성, 특색 있는 디자인에 집중한 결과다.


"불균형한 발에 새로운 균형을 창조한다"


instagram '@nblifestyle_kr'


사실 알고보면 뉴발란스는 '닭' 때문에 세상에 탄생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1906년 미국 보스턴에 살던 청년 윌리엄 라일리는 마당에 돌아다니는 닭을 구경하다가 영감을 얻었다. 


닭은 가느다란 다리와 세 개의 발가락, 발톱으로 수십 배가 넘는 몸을 완벽하게 지탱했기 때문이다.


이후 그는 닭의 발가락 구조를 사람에게 적용했다.


윌리엄은 발에 장애가 있거나 경찰, 소방관, 우체부 등 하루 종일 서서 일해 발에 무리가 가는 사람들을 위한 '깔창'을 만들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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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 균형 감각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여러 가지 발 모양에 맞춰 제작해 균형감을 살렸다. 이는 히트템 '아치 서포트' 탄생으로 연결돼 나중에 뉴발란스 운동화 기술의 핵심이 됐다.


뉴발란스의 아치 서포트는 발바닥 중간에 볼록 들어간 부분을 받쳐줘 땅을 디딜 때 편안하면서 완벽한 균형감을 선사한다.


한 청년의 작은 호기심에서 시작된 뉴발란스라는 브랜드는 이후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으면서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다. 


물론 보스톤의 평범한 청년 윌리엄 라일리는 연예인 못지 않은 유명세를 얻으면서 셀럽의 반열에 올랐다는 후문이다.


건강한 삶 위한 최상의 편안함

뉴발란스 홈페이지


시간이 흐를수록 창업주 윌리엄 라일리의 철학은 브랜드에 그대로 반영됐다.


경쟁사 나이키나 아디다스가 유명 연예인, 모델 등을 기용해 인지도와 매출을 높일 때 뉴발란스는 가장 '베이직'한 기술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겉보기보다 내실을 기하고자 연구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했고, 그 결과로 밀리언 셀러들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다.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가벼운 캥거루 가죽을 소재로 한 러닝화와 발 너비에 따른 사이즈 구분과 충격을 흡수하는 물결 모양 밑창은 전문적으로 운동하는 '알만한 사람'들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다.


한때 육상 선수 댄 맥브라이드와 메이저리그 보스톤 브레이브 선수들이 뉴발란스의 러닝화, 야구화를 신고 대회에 출전하면서 '뉴발란스'라는 브랜드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기억됐다.


'사람이 먼저'라는 철학


Facebook '@nbkorea.LS'


창업자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뉴발란스는 '사람을 먼저 생각한다'는 철학으로 꾸준히 노력 중이다.


더불어 대규모 브랜드들이 인건비 문제로 해외 공장을 설립한 것과 달리 조국에 남았다.


직원과 지역 경제를 위해 관련 복지나 사회 공헌 프로그램도 꾸준히 진행했다.


유방암 환자 후원, 폐기물 줄이기 운동 등을 통해 '사람이 먼저'라는 신념을 행동으로 보여줬다.


'개념 기업' 뉴발란스는 지난 2001년 국내 도입 후 불과 3년 만에 6배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한국에서도 '성공길'을 걷게 됐다.


요즘에도 뉴발란스는 세련된 패피들은 물론이고 기능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고객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기사와 관련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