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아현지사 화재는 '인재'"…불 난 아현지사 관리 등급 '축소'했다 딱 걸린 KT

황창규 KT 회장 / 뉴스1


"3년 전인 2015년 11월에 'C등급'으로 올렸어야 했다"


[인사이트] 김유진 기자 = KT가 아현지사 화재로 통신 대란을 겪은 뒤에야 통신 시설 관리를 강화하는 시늉을 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오래 전 관리 등급을 올렸어야 했지만 방치하다 이제야 조치에 나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통신기술부에 확인한 결과 KT 아현지사는 지난 2015년 11월부터 'C등급' 국가통신시설임에도 'D등급'으로 축소 분류돼 있었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3가에 위치한 KT 아현지사의 화재 발생 현장 / 뉴스1


노 의원은 "KT가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제36조 제2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5년 당시 아현지사는 원효지사와 통합되면서 3개 구 이상을 관할하게 됐고 통신 시설 등급 지정 기준에 따라 애초에 D등급이 아닌 C등급으로 상향했어야 했다.


하지만 화재가 발생할 때까지도 아현지사는 D등급이었기 때문에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도 없었다.


노 의원은 "규정대로 C등급으로 분류됐다면 대체 설비와 우회망 확보가 의무화돼 1주일 이상 통신 불능으로 인한 인근 주민 피해와 소상공인 영업 피해도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KT 잘못으로 인한 인재"라는 비판 거세


심지어 KT는 올해 도심 중앙의 다른 시설 2곳을 추가 통합해 통신재난범위가 크게 확대됐음에도 등급을 조정하지 않았다.


KT의 등급 축소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명백한 위법"이라며 "KT는 아현지사가 중요통신시설(A~C급)에 해당하는 변경이 있었음에도 화재 발생 전까지 보고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근 주민을 비롯해 소상공인의 피해가 컸던 아현지사 화재가 KT의 관리 소홀로 인한 전형적인 '인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