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최순실 국정농단' 선고 앞둔 이재용의 삼성전자에서 올해 터진 핫이슈 1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좌) 뉴스1, (우)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삼성그룹 실질적 총수인 이재용 부회장의 2018년경영 복귀한지도 10개월…미래 먹거리 확보 박차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수감됐다가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출소한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에 복귀한지도 어느덧 10개월이 지났다.


지난 10개월간 이재용 부회장은 쉴틈도 없이 빡빡한 해외 일정을 소화하며 삼성전자를 포함한 그룹 미래 먹거리 사업 발굴에 모든 역량을 쏟아부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재용 부회장에게 있어 2018년 올해의 가장 큰 성과라고 꼽자면 아마 삼성그룹 총수에 올랐다는 것이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5월 대기업집단 지정에서 삼성그룹 동일인을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지정했고 이에 따라 이재용 부회장의 시대가 공식화됐다.


물론 현재의 불안정한 지배구조 문제를 어떻게 안정화시킬 것인가라는 경영권 승계작업의 과제를 떠안게 됐지만 삼성그룹 총수로서 위상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그렇다고 이재용 부회장의 앞에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당장 내년 초 뇌물공여 등 혐의로 대법원 최종 판결을 앞두고 있다.


대법원 판결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운명이 좌우되는 만큼 이재용 부회장이 요즘 들어 부쩍 밤잠을 못 이루는 날이 많아졌다는게 재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 사태와 관련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작업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라 이재용 부회장 입장에서는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것도 모자라 이번엔 고의 분식회계 사태로 역풍 맞을 위기에 처한 이재용 부회장.


그가 이끌고 있는 재계 서열 1위 삼성전자에서는 올해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복귀 이외에 무슨 일들이 있었을까. 연말을 맞아 삼성전자에서 올 한 해 일어난 일들을 한데 모아 정리해봤다.


1.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됐다 353일만에 석방


지난 2월 집행유예로 석방할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뉴스1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됐던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2월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 받고 풀려났다.


2017년 2월 17일 구속된 이래 353일 만에 석방된 것이다. 1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후원금과 재산국외도피 부분이 무죄로 뒤집힌 게 형량에 크게 작용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출소한 뒤 바쁜 나날을 보냈다. 한 달에 한 번 꼴로 해외 출장길에 오르며 사업 현안들을 꼼꼼하게 챙기고 있는 등 미래 먹거리 사업 확보에 공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특히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바이오와 전장, 5G,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과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이재용 부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2. 문재인 대통령에게 5초 동안 '4번' 인사하는 이재용 부회장


온라인 커뮤니티


집행유예로 출소한지 5개월 만에 첫 공식 행보에 나선 이재용 부회장은 한국 시간으로 지난 7월 9일 인도 노이다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을 처음으로 만났다.


문재인 대통령을 처음 만난 이재용 부회장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악수한 뒤에도 고개 숙이며 수차례 인사하는 등 예의를 갖췄다.


5초라는 짧은 순간 이재용 부회장은 무려 4번이나 문재인 대통령에게 고개 숙여 인사했고 당시 모습은 고스란히 현장에 있던 카메라에 포착돼 장안의 화제를 모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후 면담에서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 주기 바란다"고 말했고 이재용 부회장은 "감사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3. '경제 수장' 김동연 부총리와 이재용 부회장의 첫 만남 성사


마주앉아 식사하는 김동연 부총리와 이재용 부회장 / 사진제공 = 기획재정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수장' 김동연 부총리는 지난 8월 6일 경기도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과 현장 소통 간담회를 가졌다.


당시 취임 이후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방문한 김동연 부총리는 이재용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반도체 생산 라인 방문과 구내식당 식사 등 일정을 함께 했다.


정부의 재벌에 대한 '투자 구걸' 논란을 의식이라도 한 듯 김동연 부총리와 이재용 부회장 측 모두 대규모 투자나 고용계획과 관련 언급을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이날 간담회를 마친 김동연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삼성 측이 바이오산업과 관련한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4. 삼성전자 향후 3년간 '180조' 통크게 투자와 4만명 채용 발표


인도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제공 = 청와대


이재용 부회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내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 당부에 한 달 뒤인 8월 8일 180조 투자와 4만명 채용으로 화답했다.


삼성전자는 경제 활성화와 신(新) 산업 육성을 위한 목적으로 향후 3년간 180조원(국내 130조원)을 신규 투자하는 경제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방안을 발표했다.


향후 3년간 투자 규모를 180조원으로 확대하고 국내에는 총 130조원(연 평균 43조원)을 신규로 투자해 직접 채용 4만명 포함 70만명의 직간접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당시 "진정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실행할 방침"이라며 "국가경제의 지속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5. 부모 세대 '악연' 끊는 삼성전자 이재용과 CJ그룹 이재현


(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우) 이재현 CJ그룹 회장 / 사진제공 = 삼성전자, CJ그룹


사촌형제 사이인 이재용 부회장과 이재현 회장은 지난 2012년 선대 회장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고(故) 이맹희 CJ그룹 명예회장 사이의 상속 재산 분할 소송으로 불편한 관계였다.


원래 서로 인간적인 친분과 신뢰가 깊었던 사이였지만 부모 세대의 소송전으로 인해 왕래를 끊겨 사실상 '남만도 못한 사이'로 지냈다가 화합의 물꼬를 트기 시작했다.


박근희 당시 전 삼성생명 부회장의 거취 문제를 놓고 두 사촌형제가 얼굴을 맞대며 논의한 것은 물론 부모 세대의 '앙금'을 풀고 화해와 협력을 다짐하는 자리를 가진 것으로 전해진다.


CJ그룹 한 관계자는 당시 "삼성맨 출신인 박근희 부회장을 영입하는데 최고위급 인사의 합의가 없었다면 절대 가능할 수 없다"고 말했다.


6. 삼성그룹 총수로는 처음 방북한 이재용 부회장


리용남 내각부총리와 인사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사진=평양사진공동취재단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동행한 이재용 부회장은 평양 인민문화궁전에 도착해 리용남 내각부총리를 면담했다.


삼성그룹 총수로서는 처음으로 방북한 이재용 부회장은 "평양은 처음 와봤다"며 "마음의 벽이 있었는데 직접 보고 경험하고 뵙고 하니까(좋다)"고 방북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세계 어디를 다녀 봐도 한글로 그렇게 쓰여져 있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처음 경험했다"며 "'이게 한민족이구나'라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이를 듣고 있던 리용남 내각부총리는 "우리 이재용 선생은 보니까 여러가지 측면에서 아주 유명한 인물이던데"라고 말해 주변을 웃음바다로 만들기도 했다.


7. 이재용 부회장 '결단'에 11년 묵은 '반도체 백혈병' 논쟁 종지부


협약서를 들고 기념촬영하는 김기남 사장과 김지형 위원장, 황상기 반올림 대표 / 사진=임경호 기자 kyungho@


꼬박 11년이나 걸렸다. 지난 11월 23일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중재판정서 합의이행 협약식'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사장은 '반도체 백혈병' 사태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가 '반도체 백혈병' 사태와 관련 기자회견 방식으로 사과한 것은 지난 2014년 5월 당시 DS부문장이었던 권오현 회장 이후 4년 6개월 만의 처음이다.


김기남 사장은 '반도체 백혈병' 사태에 대한 공식 사과와 함께 피해자 측과 합의한 보상지원, 재발방지 및 사회공헌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재용 부회장은 협약식 현장 그 어디에도 모습을 비치지 않아 '반도체 백혈병' 사태 사과의 진정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8. 12조 6천억 광고비 쏟아부었는데도 '가전 2등' 꼬리표 못 뗀 삼성전자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광고컨설팅업체 애드에이지(Ad Age)가 12월초 발표한 '세계 100대 광고주' 명단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112억달러(한화 약 12조 5,720억원)를 광고와 판촉 활동 등에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13% 증가한 것이다.


문제는 광고와 판촉 활동에만 지출한 금액이 무려 12조 6천억원에 달했지만 가전부문에서는 여전히 LG전자에 밀려 '가전 2등' 꼬리표를 떼지는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업이익에서 LG전자 가전사업(H&A·H&E 포함)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혁신 가전제품에도 밀리고 있다.


9. '짝퉁' 슈프림과 손잡았다가 국제적 망신 당한 삼성전자 중국법인


(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우) 삼성전자 '갤럭시A8s' 발표 기자회견 모습 / 뉴스1, Weibo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의 피어싱폰 '갤럭시A8s'를 공개한 행사장에서 '짝퉁' 슈프림(Supreme) 브랜드와 협업한 사실을 대대적으로 공개 발표했다가 국제적 망신을 당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10일 삼성전자는 중국 베이징에서 홀 디스플레이 탑재 중가폰인 '갤럭시A8s' 공개 행사를 개최한 뒤 미국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슈프림과의 협업을 전격 발표했다.


문제는 그 다음에 벌어졌다. 당시 삼성전자 중국법인이 협업하겠다고 밝힌 슈프림은 사실 미국 뉴욕이 아닌 이탈리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일명 '짝퉁' 슈프림이었던 것이다.


국제적 망신은 물론 비난 여론을 맞은 삼성전자 중국법인은 곧바로 '짝퉁' 슈프림과 협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10. '기자들 꼴보기 싫다'며 삼성전자 기자실 옮긴 이재용 부회장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뉴스1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에서 이인용 전 사장의 일을 돕는 홍보라인 핵심 임원까지 지낸 A씨에 따르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벌어지기 이전 이재용 부회장은 서초사옥에 있는 삼성전자 기자실을 수원으로 옮기자고 말했다.


당시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을 자주 들락날락하는 기자들과 마주치는게 싫다는게 주된 이유였다고 한다. 기자들과 왜 마주치기 싫다고 말했는지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지진 않았다.


삼성전자 기자실을 수원으로 옮기자는 갑작스러운 이재용 부회장의 말에 당시 이인용 전 사장(현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은 펄쩍 뛰며 반대에 나섰다.


기자실을 수원으로 옮기자는 이재용 부회장의 말에 이인용 전 사장은 절대 옮겨서는 안 된다며 이재용 부회장을 설득했고 삼성전자 기자실의 수원 이전을 막아낼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