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에 밀려 '만년 2등' 꼬리표처럼 따라붙는 삼성전자3분기 영업이익률 비교에서도 '가전 명가' LG전자가 앞서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반도체 초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전자에게는 '아킬레스건'이 하나 있다. 바로 생활가전 제품 부문이다.
스마트폰에서는 삼성전자가 LG전자를 압도적인 격차로 앞서고 있지만 '전자제품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생활가전에서는 LG전자에게 한참 밀린다.
실제 영업이익률을 놓고 비교했을 때 LG전자가 삼성전자를 앞선다.
올해 3분기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영업이익률은 5.5%를 기록했다. 반면 LG전자 3분기 가전사업(H&A·H&E 포함)의 영업이익률은 8.6%였다.
지난해 3분기 이익률 격차 5.3% 포인트에서 올해 3.1% 포인트로 좁혀졌다고는 하지만 가전부문에서는 LG전자가 최강자임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만년 2등' 꼬리표 수식어에 답답하기만 한 이재용 부회장CE 부문 담당자, 극도로 예민한 반응…2등 꼬리표에 반박
그러다보니 국내 가전업계에서는 삼성전자 가전제품에 대해 '만년 2등', '가전 2등'이라는 꼬리표가 수식어처럼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이재용 부회장의 입장에서는 답답할 노릇이다. 제품 기술력을 놓고 따졌을 때 LG전자와 별반 차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제품 경쟁력을 놓고 비교했을 때도 크게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언론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 소속 CE 부문 담당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실제 '가전 만년 2등'이라는 꼬리표에 극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을 놓고 따졌을 때 삼성전자가 LG전자를 훨씬 앞서고 있는 등 '가전 2등'이라고 할 수 없다는게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글로벌 TV시장 점유율에선 LG전자 앞서는 삼성전자 제품TV 빼놓고서는 고전 면치 못해…건조기 시장 1위 LG전자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매출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글로벌 TV시장 점유율은 28.4%로 1위다. LG전자는 15.4%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TV 시장 점유율을 놓고 비교했을 때도 삼성전자가 LG전자를 훨씬 앞선다.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에게 밀리는 부분은 LG전자 관계자도 인정한 사실이다.
문제는 가전제품에 대한 기준이 TV 하나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는 점이다.
TV는 물론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청소기, 공기청정기 등을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 CE 부문은 TV를 빼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LG전자, 의료관리기 시장 개척…삼성 '미투제품' 출시 논란혁신 기술 LG전자에 밀려 고개 숙인 김현석 CE부문장 사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건조기 시장 부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건조기 시장은 LG전자가 70%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삼성전자가 약 20% 정도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건조기 시장에서 LG전자가 '절대 강자'란 뜻이다.
국내 의류관리기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국내 의류관리기 시장은 LG전자가 '스타일러' 출시를 통해 처음 개척한 시장이다.
현재 국내 의류관리기 시장에서 LG전자는 90% 이상의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로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기본이고 혁신 가전제품에서 삼성전자보다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만년 2등 꼬리표 떼기 위해 필요한 건 '혁신 제품'이재용 부회장, '가전명가'로서 인정 받을 날이 올지 미지수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지난 8월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로 한참 뒤늦게 의류관리기 시장에 뛰어들면서 겨우 체면치레를 하는 등 혁신 가전제품에 대해서는 미흡하기만 하다.
삼성전자 가전제품에 '만년 2등', '가전 2등'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는 결정적인 이유다. 삼성전자의 가전제품은 혁신이 부족하고 LG전자 '따라하기'에 급급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공개적으로 이런 사실을 인정할 경우 삼성전자 가전제품에 혁신이 부족하다는 뜻이기에 이재용 부회장이 극도로 '가전 2등' 수식어를 싫어한다는게 재계 안팎의 얘기다.
LG전자에 밀려 '가전 만년 2등'이라는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달라붙어 굴욕을 면치 못하고 있는 삼성전자에게도 '가전명가'로서 소비자들의 인정을 받는 날이 과연 올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