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표절기업'서 글로벌 톱 회사로 도약한 中 화웨이의 성공 전략 3가지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 gettyimagesKorea


타 기업 모방에서 시작한 '표절기업' 꼬리표


[인사이트] 윤혜연 기자 = 현재 중국에서 가장 큰 네트워크·통신 장비 공급 업체인 화웨이는 연일 이슈를 몰고 다닌다.


최근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화웨이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 2분기 14%로 12%인 애플을 처음으로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지난 3분기도 화웨이의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4.6%로 12.4%인 애플을 앞섰다. 1위 삼성전자를 바짝 뒤쫓고 있는 형국이다.


사실 화웨이는 초창기에 선진 기업 기술을 모방해 일명 '표절기업'으로 악명을 떨쳤다. 실제로 당시 화웨이의 모토는 "모방으로 성장하다 경쟁사의 위기를 기회로 낚아채라"였다.


이렇듯 표절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현재 내로라하는 글로벌 회사로 도약한 중국 화웨이의 성공 전략을 모아봤다.


1. 연구·개발(R&D)을 위한 아낌 없는 투자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무서운 속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화웨이는 매년 연구·개발(R&D)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다.


화웨이의 지난해 R&D에 투자 규모는 132억 3,000만 달러(한화 약 15조원)로 전체 매출의 15%다. 이는 중국 최대 IT기업 레노버의 10배가 넘는 금액이다.


기술 분야에 대한 노력을 아끼지 않은 결과, 지난 2015년 특허출원 건수 세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화웨이는 현재 미국과 독일, 일본 등 전 세계 16개국에 20여 개의 연구소를 두고 있다.


이 외에도 화웨이는 올해 연구개발비를 최대 연간 200억 달러(한화 약 22조 5,000억여원) 수준으로 증가시키기로 했다.


그렇게 되면 화웨이는 아마존, 알파벳과 함께 세계 최고의 R&D 투자 업체 중 하나가 된다.


2. 종업원이 90% 이상의 지분을 소유한 종업원 지주제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화웨이는 전 직원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독특한 지분구조를 보인다.


회장 런정페이(任正非)는 1.4% 지분만 소유하고, 나머지 지분은 우리사주 형식으로 전 직원이 90% 이상을 소유하고 있다.


매년 화웨이가 18만명에 이르는 전 직원에게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화웨이 측은 정보기술 분야와 관련해 사업 기밀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상장 기업은 반드시 정보 공개를 해야 하는 이유에서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 화웨이


화웨이는 정보기술 분야의 민감 정보를 외부에 공개하기를 꺼리고 있다. 다만 일부 연간 실적을 투자자에게 발표하고 있다.


또 화웨이의 종업원 지주제가 외부의 경영 간섭을 막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증시 상장과 동시에 외부에서 유입된 금융자본이 화웨이 경영에 간섭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 전 직원이 연구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런정페이 회장은 "회사가 너무 일찍 상장하면 백만장자, 천만장자를 여러명 배출한다"며 "그런 뒤에도 집중력을 갖고 기술개발에 매진하기 힘들다"고 설명한 바 있다.


3. 새로운 시장 진출에 두려움 없는 화웨이


에릭 쉬 화웨이 순환 회장 / 화웨이


지난 10월 10일 화웨이는 이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화웨이 커넥트 컨퍼런스'에서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작동시키기 위한 두 개의 컴퓨팅 칩을 선보이며 첨단 기술 분야에 뛰어들었다.


이날 공개된 칩은 서버에 설치돼 복잡한 AI 작업을 수행하는 '어센드910'과 스마트폰 등에서 일상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한 '어센드310' 등이다.


'어센드910'은 화웨이의 주력 상품으로, 교육·통신·클라우드 플랫폼 적용되는 AI 칩셋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어센드310'은 저전력 기기 등에 탑재될 예정으로, AI 가속기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화웨이의 이런 움직임은 미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국에서의 첨단 제품 생산량을 늘리려는 중국 정부와의 방향과도 일치한다.


반도체와 AI는 중국의 제조업 육성 프로젝트인 '메이드인 차이나 2025'에서 핵심 분야에 속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화웨이의 AI칩 개발에 중국 정부의 큰 투자가 있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고급 AI 프로세스를 처리할 수 있는 '하이엔드 칩' 시장은 미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상황. 이로써 화웨이는 구글 등 미국 굴지의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첨단 기술 분야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화웨이는 우선 저가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에릭 쉬 화웨이 순환 회장은 컨퍼런스에서 "컴퓨팅 파워는 AI의 근간"이라며 "우리는 보다 풍부하고 저렴한 컴퓨팅 성능을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