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왕자의 난'에서 촉발된 롯데그룹 정체성 논란신동빈 회장 장남 '데뷔 전망'에 회자된 롯데그룹 국적 정체성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솔직히 롯데는 일본 기업이 아닌가요?"
한국 토착기업인데도 유독 '국적 정체성' 논란이 자주 불거지는 기업이 있다. 바로 신동빈 회장이 이끄는 롯데그룹이다.
롯데그룹의 정체성 논란이 가장 정점에 달했을 시기는 지난 2015년 '롯데가(家) 왕자의 난' 때다.
'롯데가 왕자의 난'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치열한 경영 다툼을 벌이면서 촉발됐다.
이 과정에서 한국과 일본에 걸친 복잡한 가계도와 지분구조가 집중 조명됐고, 여기에 신동주 전 부회장이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어를 사용함에 따라 롯데그룹의 국적 정체성 논란이 정점으로 치달았다.
롯데가 일본 기업이라는 인식은 좀처럼 불식되지 않았다. 그리고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이 말문을 열었다.
같은 해 8월 신동빈 회장은 김포국제공항에서 '롯데가 일본 기업이냐'고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 기업이다. 매출의 95%를 한국에서 내고 있다"고 답했다.
유력한 차기 후계자로 꼽히는 신 회장 장남 시게미쓰 사토시부친 신동빈 회장처럼 결혼식 피로연 통해 재계 공식 데뷔
신동빈 회장이 한국기업이라 못 박았음에도 논란이 좀처럼 식지 않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롯데그룹의 정체성과 관련한 '의문'이 다시금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신동빈 회장의 장남이자 일본 국적으로 생활하고 있는 시게미쓰 사토시(한국 이름 신유열, 32)가 유력한 차기 후계자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게미쓰 사토시는 부친인 신동빈 회장처럼 화려한 결혼식 피로연을 통해 재계에 공식 데뷔했다.
지난 2015년 도쿄 데이코쿠 호텔 대연회장에서 열린 시게미쓰 사토시와 시게미쓰 아야의 결혼식 피로연에는 신동빈 회장 부부와 신동빈 회장의 모친 시게미쓰 하쓰코,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 가족과 친지, 지인 5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밖에도 아베 신조 총리와 시오자키 야스히사 후생노동장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다양한 정·재계 인물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시게미쓰 사토시가 일본에서 이미 후계자 수업에 들어갔다고 내다본다.
부친인 신동빈 회장이 지난 1985년 결혼식 피로연을 통해 재계에 공식 데뷔했으며, 그로부터 3년 뒤 경영에 첫 발을 디뎠기 때문.
이것이 바로 시게미쓰 사토시의 경영 참여가 머지않았다고 재계가 관측하는 이유다.
일본에서 태어나 현재까지 일본 국적 가진 시게미쓰 사토시'일본인'이라 한국 병역 의무 없어…부친처럼 38세 이후 귀화 전망
태어날 때부터 현재까지 일본 국적으로 살고 있는 시게미쓰 사토시의 경영 참여 임박 관측이 나오면서 롯데그룹의 기업 정체성 논란이 다시금 재조명될 모양새다.
신동빈 회장과 시게미쓰 마나미 사이에서 태어난 시게미쓰 사토시는 일본에서 태어났고, 현재까지 일본 국적을 가지고 있다. 명실상부한 '일본인'인 셈이다.
한국 국적이 없는 만큼 당연히 병역의 의무도 없다.
시게미쓰 사토시가 38세 이전에 한국 국적으로 귀화하게 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현재 32세인 시게미쓰 사토시가 한국으로 귀화하면 병역의 의무를 질 수 있다.
다만 그럴 가능성은 낮다. 재계에서는 그가 부친처럼 38세 이후에 한국 국적을 찾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너 일가의 국적과 정서, 병역의 의무에 민감한 한국 사회가 일본 국적에 일본어를 사용하는 시게미쓰 사토시를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