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삼성폰 갤럭시 중국서 '폭망'했는데 자리 지킨 '이재용의 남자' 고동진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 사장 / (좌) 뉴스1, (우) Android Central


중국 톈진 휴대폰 공장 폐쇄 방침 세운 삼성전자의 굴욕삼성폰 중국 시장 판매량 부진에 흔들리는 '갤럭시 신화'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삼성전자가 중국 톈진에 있는 휴대폰 공장을 연내 폐쇄한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과는 전혀 상반된 행보다.


멀쩡하게 돌아가고 있는 중국 톈진 휴대폰 공장을 돌연 폐쇄하겠다고 선언한 이유는 현지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0.7%에 불과했다. 판매량으로 따졌을 때 70만대 수준이다.


2013년 당시 19.7%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화웨이,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밀리기 시작하더니 5년만에 0%대로까지 밀렸다. 


그야말로 이재용 부회장의 '굴욕'이다.


지난 8월 중국 상하이 행사장에서 '갤럭시노트9'을 소개하고 있는 고동진 IM부문장 사장 / 사진제공 = 삼성전자


中시장 점유율 19.7% → 0.7% 추락한 삼성전자 스마트폰가성비 앞세운 샤오미·화웨이·오포·비보 저가폰 공세 밀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공세는 3년 전인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됐다. '아이폰 짝퉁'이라고 불리는 샤오미는 잇달아 저가폰을 내놓으면서 무서운 속도로 확장하며 삼성전자를 위협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가성비를 앞세운 화웨이와 오포, 비보 등이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하면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위상은 해를 거듭하면 거듭할수록 추락하고 있는 중이다.


고동진 사장은 지난 8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갤럭시노트9' 공개 행사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중국에서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이 굉장히 어려운 게 사실"이라고 판매 부진을 인정했다.


이어 "회복하는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규모로 보나 포기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닌 만큼 내년에는 반드시 회복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지난 10월 중가폰 '갤럭시A9' 발표하고 있는 고동진 IM부문장 사장 / 사진제공 = 삼성전자


"중가폰 중심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구조를 이해 못했다"프리미엄 스마트폰 외면 받을 수밖에 없는 시장 구조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을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갤럭시S9' 시리즈와 '갤럭시노트9' 등과 같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중심인 한국 시장과 달리 중저가폰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고가 전략을 앞세운 미국 애플 '아이폰'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도 7.7%로 10%대를 넘지 못한다. 중국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외면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던 삼성전자의 전략이 실패한 셈이다. 이는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IM부문장 고동진 사장의 책임이 크다.


중가폰 '갤럭시A9' 설명하고 있는 고동진 IM부문장 사장 / 사진제공 = 삼성전자


중국 스마트폰 사업 폭망 실질적 책임자인 고동진 사장문책도 없이 사장 유임…이재용 부회장의 결정에 '물음표'


삼성전자가 올해 초 중저가폰 라인업을 확대하는 대신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역량을 쏟아 수익성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던 건 고동진 사장이 내린 결정이었다.


그 결과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중국 시장에서 0%대 점유율 굴욕을 안았고, 중국 다음으로 큰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사실상 '폭망'한 것에 대한 책임이 고동진 사장에게 있음에도 이재용 부회장은 고동진 사장을 내치기 보다는 유임시켰다.


한번 더 고동진 사장을 '신임'하기로 결심했기 때문이다. 고동진 사장이 아직 1년을 채우지 못했고 실적 부진 원인을 따져놓고 봤을 때 내부보다는 외부 요인이 더 강하다고 판단했다.


인도에서 '갤럭시노트9'을 소개하고 있는 고동진 IM부문장 사장 / 사진제공 = 삼성전자


중가폰 '갤럭시A8s' 출시로 뒤늦게 반격에 나선 고동진 사장 엇갈리는 업계 전망…중국 업체와의 차별화 전략 매우 절실


중국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추락하고 있고, IM사업부문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조 2,2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2.5% 급감했는데도 고동진 사장은 자리를 지켰다. 이재용 부회장 덕분이다.


실적 부진에 책임져야 할 수장이 교체되지 않은 이상 삼성전자가 아무리 내년에 폴더블폰과 5G 스마트폰을 출시한다고 해서 '심폐소생술'이 되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이유다.


한편 삼성전자는 위기에 처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을 살리기 위한 구원투수로 홀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중가폰 '갤럭시A8s'를 지난 21일 출시했다.


왼쪽 상단 귀퉁이에 작은 구멍을 뚫어놓은 세계 최초의 피어싱폰 '갤럭시A8s'로 샤오미와 화웨이, 오포 등을 견제하겠다는 전략이다.


고동진 IM부문장 사장 / 사진제공 = 삼성전자


삼성폰,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도 어려울 거란 전망 우세고동진 유임한 이재용 부회장…어떤 결과 가져올지 업계 관심


하지만 업계에서는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삼성전자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고동진 사장이 직접 중국 현지 상황을 꼼꼼하게 챙기고 있지만 부품 가격 강세에 따른 원가 부담 등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회복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내년 부진에 빠진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살려야만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 고동진 사장은 과연 '갤럭시 신화'를 세운 삼성전자 스마트폰을 부활시킬 수 있을까.


고동진 사장을 내치기 보다는 유임시킴으로써 다시 한번 기회를 준 이재용 부회장의 판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벌써부터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