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사업 책임질 능력 있는 '외부 인재' 영입
[인사이트] 김유진 기자 = 2019년을 앞두고 기업들이 잇달아 연말 인사를 발표한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외부 인사' 영입이었다.
LG부터 현대자동차, 포스코, 한화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은 기존에는 공채 직원을 선호하던 '순혈주의'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 능력 있는 외부 인사들을 스카우트해 변화와 혁신을 꾀하고 있다.
먼저 LG그룹은 '순혈주의' 문화가 심한 곳으로 유명했지만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이를 깨고 외부 인사들을 요직에 앉혔다.
특히 지난 11월 9일 글로벌 기업 3M에서 영입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큰 화제가 됐다.
LG화학이 1947년 창립 이후 71년 만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수장으로 임명했기 때문이다.
신 부회장은 글로벌 기업 3M의 '2인자'에 오른 데다 차기 회장으로도 거론되던 인물이었다.
구 회장이 '혁신'으로 유명한 3M의 핵심 인물 신 부회장을 데려온 것은 내년부터 LG화학의 사업 다각화를 도모하기 위함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삼성전자 출신 데려와 핵심사업 맡긴 현대차·한화
지난 12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도 1년 전 영입한 삼성전자 출신 지영조 전략기술본부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스마트시티와 모빌리티 등을 맡도록 했다.
지 사장은 삼성전자에서 부사장까지 오른 인물로 지난해 2월 전략기술본부 출범과 함께 현대차로 자리를 옮겼다.
정의선 부회장은 이번 지 사장의 승진으로 '순혈주의'를 깨고 능력 있는 인재들을 들여오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친환경차나 자율주행차 등 새로운 사업에서 성공을 이끌기 위해서는 관련 전문가 영입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한 것.
올해 7월 취임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외부 인재를 들여오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는 그룹 조직을 철강·비철강·신성장 3개 부문으로 확대 개편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0일 포스코그룹이 발표한 임원 인사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2차전지 소재사업 등을 수행하는 신성장부문장은 오규석 전 대림산업 사장이 맡게 됐다.
내부 출신이 아닌 거래처인 대림산업에서 영입한 인물을 신성장 사업부문의 책임자로 앉힌 데 대해 업계에서도 파격적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화 역시 순혈주의를 깨고 실력에 따른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10월 12일 한화는 ㈜한화 화약 부문과 방산 부문을 통합하고 30년간 삼성에 몸담았던 옥경석 화약부문 사장을 대표이사에 앉혔다.
옥경석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2016년 삼성전자에서 한화로 영입됐으며 한화케미칼과 한화건설 등에서의 성과와 역량을 인정받고 이번에 대표 자리에 올랐다.
전자나 정보기술, 자동차 등 산업 간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기 때문에 대기업에서 타 산업의 인재들을 수혈해 미래를 대비하려는 추세는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