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우라고 불러주세요"…브루노 코센티노 사장의 유별난 한국 사랑
[인사이트] 윤혜연 기자 = 브라질 출신 브루노 코센티노 사장은 올해 1월 1일 자로 오비맥주 사장으로 취임했다.
브루노 코센티노 사장은 1997년 AB인베브에 입사해 20여년 동안 안데스 지역 마케팅 총괄, AB인베브 북아시아 지역 담당 마케팅 부사장 등을 지낸 글로벌 맥주 전문가다.
오비맥주 사장에 취임하자마자 작명소로 달려간 브루노 코센티노 사장은 '고동우(高東佑)'라는 한국 이름부터 지었다.
'동쪽의 발전에 이바지하다'라는 뜻으로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해 조직의 지속성장과 발전을 견인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자신을 고동우라고 불러달라는 그는 올여름에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뒤집어버려'를 주제로 맥주 '카스' 로고를 거꾸로 배치하는 등 혁신적인 마케팅을 선보여 이목을 끌었다.
마케팅의 대가(大家)답게 국내에서 맹활약 중인 브루노 코센티노 사장. 연말을 맞아 그가 이끈 오비맥주에서 올 한 해 벌어진 일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1. 소매점에 '밀어내기 갑질' 논란 일어난 오비맥주
지난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오비맥주 영업직원들이 갑질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오비맥주 영업직원들이 본인의 실적을 메우기 위해 호프집 등 소매점에 강매했다는 것이다. 작은 호프집을 운영하는 A씨는 오비맥주 담당자에게 항의했으나 발뺌만 했다고 분노했다.
A씨는 결국 "오비맥주와 거래를 끊었다"며 "작은 가게라고 무시하는 오비 정말 너무한다"고 한탄했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은 격분했다.
이와 관련해 오비맥주 측은 "소매점은 물론 도매점에도 강매할 수 없는 구조"라며 "사실무근"을 주장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맥주 제조업체와 소매점 사이에 중간단계인 주류도매상이 있어 직거래할 수 없는 구조"라며 "때문에 오히려 소매점을 돌아다니며 '많이 팔아달라'고 부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촉 과정에서 강하게 어필하다 보면 소매점에 스트레스를 줄 순 있을 것"이라면서도 "현 유통 구조상 '밀어내기'가 가능한 구조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2. 하이트진로 '필라이트' 대박 나자 뒤늦게 '발포주' 도전장
하이트진로가 출시한 '필라이트'가 높은 점유율을 선점하고 있는 국내 발포주 시장에 뒤늦게 오비맥주가 뛰어들 예정이다.
최근 주류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가 필라이트의 미투 제품 격인 알코올 도수 4.5도의 발포주 출시를 앞두고 있다.
발포주는 맥아 비율을 줄여 부과되는 세금을 일반 맥주보다 낮게 만드는 방식으로 가격 경쟁력을 높인 맥주 대용품이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4월 '필라이트'를 처음 선보이며 발포주 시장을 열었다.
당시 맥주와 비슷한 맛이면서도 훨씬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는 열광했다. '필라이트'는 출시 1년 만에 판매 2억 캔을 돌파하며 대박을 터트렸다.
맥주 '카스'로 맥주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오비맥주도 뒤늦게 국내 발포주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와 관련 오비맥주 관계자는 "현재 신제품 개발을 완료했으며, 브랜드 이름·타깃 시장 등을 정해 내년 초 출시를 목표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3. 여성 '성(性) 상품화' 달력 제작해 논란 일어난 오비맥주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비맥주의 2018년 업소용 달력이 여성을 성(性) 상품화했다"며 논란이 일었다.
공개된 사진 속 달력에는 여성 모델 6명이 가슴을 훤히 드러내는 브라톱과 수영복, 핫팬츠 등을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해당 달력은 당초 스포츠 의상 화보 콘셉트로 제작됐다. 그러나 누리꾼은 "여성 성 상품화인 듯해 불쾌하다"며 불매운동을 언급하기까지 했다.
이에 오비맥주 관계자는 "매년 업체와 도·소매점 등 요청이 많아 달력 제작을 멈출 수는 없다"며 "2019년도 달력은 카스 등 브랜드 활동 사진만으로 구성해 제작 완료했다"고 말했다.
4. 매각설에 노사 갈등까지 불거진 오비맥주
지난 9월 주류업계에서는 오비맥주의 매각설이 제기돼 업계 관심이 쏠렸다. 당시 오비맥주 측은 즉시 부인했다.
그러나 지난 10월 노사 임단협 과정에서 사측이 매각에 대해 애매한 입장 표명을 했다는 노조의 주장이 공개되며 매각설에 힘을 실었다.
당시 노조는 "사측이 매각설에 대해 구체적 입장을 취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오비맥주 측은 해당 논란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일각에서는 수입 맥주의 판매 증가로 국산 맥주 불황이 이어지자 오비맥주의 매각설에 신빙성을 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앞서 1998년 AB인베브는 두산그룹으로부터 오비맥주를 인수했다. 이후 2009년 사모펀드에 오비맥주를 매각했다가 2014년에 재인수했다.
5. 2018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 대상 수상
오비맥주는 지난달 8일에 열린 '2018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품에 안았다.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100대 기업'은 '대한민국 일하기 좋은 기업 선정 위원회(GPTW)'가 주관하며 신뢰경영을 통해 우수한 기업 문화를 구축한 기업을 시상하는 제도다.
임직원 설문조사와 전문가들의 기업문화 평가 결과를 토대로 신뢰지수, 직원의견, 경영문화 등 총 3개 부문에서 우수한 종합평가 결과를 얻은 기업이 선정된다.
오비맥주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열린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양방향 소통채널 구축,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 실천 강화 제도 마련, 유연근무제 등을 높이 평가받았다.
또 집중 근무시간, 피씨오프제(PC-OFF), 매주 수요일 가정의 날(가족과 함께 저녁 시간을 보내라고 정시 퇴근 독려) 시행 등 직원의 일과 삶의 균형을 실천하려는 정책도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