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이커머스 리딩 기업 쿠팡의 김범석 대표는 그 어느 때보다도 기분 좋은 연말을 보내고 있을 듯하다. 지난달 무려 2조 2,600억원의 투자를 받아내며 발전 가능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수년간 5천억원~6천억원 규모의 '적자'를 내며 주변의 우려 섞인 시선을 감내한 쿠팡은 다시 한 번 '빵빵한' 재원을 마련하게 됐다.
게다가 그동안의 적자는 '이유 있는' 적자였다.
쿠팡은 일찌감치 '쿠팡 없이 못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기반을 다져왔다. 신세계와 롯데를 비롯한 유통 거물들이 '온라인몰'에 사활을 걸고 있는 와중에도 쿠팡이 별 긴장을 하지 않는 이유다.
다가오는 2019년에는 한 단계 더 크게 도약할 쿠팡. 연말을 맞아 이들이 올 한해 동안 겪은 일들은 한 번 모아봤다.
1. '2조 2,600'억 투자 받고 활짝 웃은 김범석 대표
지난달 쿠팡은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 겸 CEO가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한화 약 2조 2,600억원)의 투자를 받아 업계를 놀라게 했다.
손정의 회장은 "쿠팡 김범석 대표가 보여준 거대한 비전과 리더십은 쿠팡을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리더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고 투자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고객들에게 계속해서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쿠팡과 손잡게 돼 자랑스럽다"고 전했다.
쿠팡은 이번에 유치한 투자금을 바탕으로 물류 인프라 확대, 결제 플랫폼 강화,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2. 멤버십 서비스 '로켓와우클럽' 실시
쿠팡은 지난 10월 유료 멤버십 서비스 '로켓와우클럽'을 선보였다.
로켓와우클럽에 가입한 회원들은 가격에 상관없이 로켓배송 상품을 무조건 '무료'로 배송받을 수 있으며, 30일 이내에 무료 반품도 가능하다.
또한 아침에 주문하면 저녁에 상품을 받는 '당일배송', 신선식품 '새벽배송' 등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현재 서비스 론칭을 기념해 무료 이용이 가능하며, 쿠팡 측은 많은 고객들이 입소문을 타고 회원 가입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3. 새벽배송 '로켓프레시' 시작
쿠팡은 강남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하던 새벽배송 '로켓프레시' 서비스 지역을 지난 10월부터 대폭 확대했다.
로켓프레시는 고객이 밤 12시까지 주문을 완료하면 다음날 오전 7시 전에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과일, 채소, 고기, 유제품 등 신선식품 배달이 핵심이다.
쿠팡은 멤버십 서비스 '로켓와우클럽' 안에 신선제품 새벽배송 '로켓프레시'를 포함시켜 1인 가구와 주부를 타깃으로 삼았다.
국내에서 새벽배송 시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만큼, 로켓프레시 고객 층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4. 고객 '얼평'하다 걸린 쿠팡맨
최근 쿠팡은 '쿠팡맨'들이 고객을 두고 부적절한 평가 메시지를 쓴 사실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쿠팡맨들이 업무용 앱에 고객의 '얼평(얼굴 평가)' 메시지를 남겼다는 내용의 글이 게재돼 논란이 일었다.
해당 앱은 "이 집에는 아이가 있으니 벨을 누르지 말라" 등 배송 관련 내용을 공유해 쿠팡맨들의 편의성을 높이자는 목적이었지만 실상은 조금 달랐다. 앱에는 "내스탈", "역대급 반전", "개인 취향 존중합니다" 등 배송과는 무관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를 접한 고객들은 "나도 평가 대상이 됐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소름이 돋는다", "친절하다고만 생각했는데 쿠팡맨에게 너무 배신감이 든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논란 이후 쿠팡 측은 인사이트 취재진에 "해당 메시지를 작성한 쿠팡맨들 중 일부는 퇴사한 상태이며, 나머지 쿠팡맨에 대해서는 논란 즉시 배송 업무에서 제외시키고 대기 발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5. '개소주' 판매 논란
지난 7월에는 쿠팡에서 '개소주'를 판매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에는 '예부터 소문난 우리나라 전통 보양식! 이화명품 개소주'라는 소개 글과 상품 사진이 담겨 있었다.
'개소주'는 강아지를 통째로 여러 한약재와 함께 고아 낸 액즙이다. 간, 심장, 비장, 폐, 신장 등을 편하게 해준다고 알려져 있어 일부 사람들이 찾는다.
이 소식을 접한 일부 애견인들은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개소주'를 판매하냐", "애견 카페에 공유할 거다" 등 분노 섞인 반응을 보였다. 쿠팡 회원을 탈퇴하고 불매 운동에 나선다고 밝힌 이들도 있었다.
논란 이후 쿠팡 측 관계자는 "회사가 오픈마켓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어 실시간으로 모든 상품을 모니터링하는 건 어렵다"며 "논란이 된 '개소주'는 곧바로 판매를 중지했고, 사후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