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임일순 사장의 '홈플러스 스페셜' 초대박에 긴장하는 정용진의 이마트 트레이더스

(좌)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사진 제공 = 홈플러스 / (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뉴스1


고속 성장 거듭하는 임일순 사장의 '홈플러스 스페셜'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의 야심작 '홈플러스 스페셜'이 매서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일 홈플러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홈플러스 스페셜은 지난 6월 27일 1호점 대구점을 오픈한 후 열흘에 한 개 꼴로 점포를 늘리며 이날 16호점(시흥점)을 돌파했다.


지난 19일 기준으로 기존 열다섯 곳의 평균 매출은 전년 대비 40% 이상 늘었으며, 누적 결제 고객은 월평균 100만이 넘는 580만여명을 기록했다. 


가족 단위 방문이 많은 업태 특성을 감안하면 전체 방문객 수는 1천만을 크게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연간으로 따지면 점포 한 곳당 약 230만명, 15개 점포에만 3,400만명이 다녀간 셈이다. 


홈플러스 스페셜 / 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1인 가구부터 자영업자의 니즈까지 모두 충족 


홈플러스 스페셜은 슈퍼마켓에서부터 창고형 할인점까지 각 업태 핵심 상품을 한 번에 살 수 있는 '하이브리드 디스카운트 스토어(Hybrid Discount Store)'다. 


필요한 만큼 소량 구입하는 1인 가구부터 가성비 높은 대용량 상품을 선호하는 자영업자의 니즈까지 충족시킬 수 있도록 다양한 용량의 상품을 한 데 모은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또한 고객의 동선을 기존보다 최대 22% 늘려 쾌적한 쇼핑 환경을 구현했으며, 수요 예측과 박스 단위 진열 등으로 직원 업무 부담을 최대 10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편의성과 가성비, 운영 효율을 모두 높이니 전반적인 대형마트 부진 속에서도 '대박 행진'을 이어갈 수 있었다. 


1998년부터 유통 업계에 뛰어들어 코스트코, 바이더웨이 등을 거친 임 사장의 저력이 고스란히 드러난 6개월이었다. 


뉴스1


긴장하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정용진 


이처럼 임일순 사장이 보여주고 있는 '혁신'에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는 한 사람이 있다. 바로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이끄는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업계 1위인 코스트코와 달리 연회비가 없는 창고형 할인점이라는 특성과 기존 대형마트보다 저렴하다는 가격 경쟁력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그 결과 소비 심리 악화와 1인 가구 증가로 대형마트가 부진의 늪에 빠진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3분기만 해도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매출이 5,373억원으로 30.9% 늘었고 영업이익 역시 244억원으로 65.5% 증가했다. 


이마트 할인점과 온라인 부문이 만족스럽지 못한 실적을 보인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이마트 트레이더스 / 사진 제공 = 이마트 


신규 출점 제동과 '내부 경쟁' 부담 가중돼 


그렇지만 홈플러스 스페셜의 흥행에 이마트 트레이더스도 바짝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홈플러스 스페셜이 공격적 출점 전략으로 소비자를 끌어모으고 있는 반면, 이마트 트레이더스는 최근 정부 규제와 지역 사회와의 갈등으로 신규 단독 점포 출점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 부회장이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추구하다 보니 그가 쏟아낸 다양한 쇼핑 채널과 내부 경쟁을 치러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특히 노브랜드 전문점의 경우 기존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핵심 고객층인 소규모 자영업자들을 빠르게 잠식해 나가고 있다. 


아직 규모 차이가 크긴 하지만 홈플러스 스페셜이 이마트 트레이더스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가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홈플러스 스페셜 / 사진 = 고대현 기자 daehyun@


브레이크 없는 직진을 이어가고 있는 홈플러스 스페셜, 정 부회장의 역작으로 꼽히며 이마트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있는 이마트 트레이더스. 


다가오는 2019년에 더 크게 웃을 수 있는 승자는 누가 될지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