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크다스의 매출 대폭 향상 이끌어낸 윤영달 회장의 '한 획'
[인사이트] 심채윤 기자 = 한 입 먹는 순간 입안에서 부드럽게 부서져 없어지는 '쿠크다스'는 크라운제과의 대표 장수 스낵이다.
지난 1986년 처음 출시된 쿠크다스는 워낙 부드럽고 얇은 식감으로, 한 번 집어먹기 시작하면 한 통을 금방 다 비우게 된다.
그런데 이 '쿠크다스'의 개별 과자에는 특이한 점이 있다. 바로 밋밋할 수 있는 납작한 과자 위에 초콜릿으로 된 물결무늬가 있다는 것.
과자에 비해 얇은 선이라 아무 맛도 안 날 것 같지만 의외로 이 '선' 하나 덕분에 한 입 베어먹으면 은은한 초콜릿이 부드러운 치즈 향을 감싸는 놀라운 맛을 느낄 수 있다.
이 '선' 하나를 그은 장본인이 바로 현재 크라운해태홀딩스를 이끌어가는 윤영달 회장이다.
처음 쿠크다스가 출시됐던 1986년, 쿠크다스에는 물결무늬가 없었다. 그러다 윤영달 회장의 아이디어로 쿠크다스 위에 '한 획'이 그려졌다.
산이 가늘고 골은 굵은 물결무늬는 밋밋한 과자에 율동감을 살렸고, 맛을 상상할 수 있게 해주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 이 곡선을 그은 것만으로도 쿠크다스의 월매출이 150%이상 크게 상승했다.
윤영달 회장이 이러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된 배경에는 과자와 예술의 소통을 강조하는 그의 경영이념에 있다.
치열한 제과 시장에서 성장을 위한 돌파구로 그는 '예술'을 선택했다. 비슷한 기술과 비슷한 마케팅 사이에서 소비자들에게 가장 차별화된 모습으로 다가갈 수 있는 부분이 바로 '예술'이라는 것이다.
'식품' 업계와 '예술'이라는 도저히 둘 사이 관련이 없어 보인다는 기존 인식에도 불구하고 윤영달 회장의 '아트 경영'은 다양한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
쿠크다스의 물결무늬를 시작으로 '오예스' 포장에는 '장미 화가'로 불리는 심명보 작가의 그림을 적용해 소비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과자에 새로운 면모를 추가하는 윤영달 회장의 혁신적인 마인드는 크라운제과 전반에 이어져, 여러 히트 상품을 배출함과 동시에 기존 과자에도 끝없는 변화를 적용하고 있다.
크라운제과는 지난 2015년에는 젊은 층의 트렌드에 맞춰 '쿠크다스 멜랑쥬'를 선보였다. 기존 화이트는 마스카포네 치즈를 더했고, '비엔나커피' 맛과 '딸기크림치즈' 맛도 추가했다.
이처럼 끊임없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한 고민들이 바로 쿠크다스가 유사 제품조차 없는 독보적 경쟁력을 자랑하는 이유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