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와 갈등부터 조직 개편까지…취임 1년, 다사다난
[인사이트] 윤혜연 기자 = 현성철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3월부터 생명보험 업계 1위인 삼성생명의 수장을 맡은 '재무통'이다.
삼성그룹 주요 금융 계열사를 두루 거친 탓에 '재무통'으로 불리는 현성철 사장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SDI 구매전략팀장과 마케팅 실장 등을 지냈다.
이후 지난 2011년 삼성카드 경영지원실장을 거쳐 2015년 12월 삼성화재로 옮겨 전략영업본부장을 지냈고 현재는 삼성생명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다.
현성철 사장이 이끌고 있는 삼성생명에게 2018년은 금융당국과의 충돌, 조직 개편 등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였다.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유임에 성공해 자리를 지켜냈지만 어려운 한 해를 보내고 있는 현성철 사장. 연말을 맞아 그가 이끌고 있는 삼성생명에서 올 한 해 벌어진 이슈를 한데 모아봤다.
1. 영업 경쟁력과 소비자 보호 위해 조직개편 단행한 삼성생명
삼성생명은 지난 4일 부사장 5명, 전무 10명, 상무 47명 등 임원 62명에 대한 보직을 재배치하고 조직을 개편했다.
특히 고객지원실 신설이 눈에 띈다. 기존 고객지원팀을 고객지원실로 격상시켰다. 소비자 보호, 민원 처리, 보험사기 조사 등을 통해 민원에 대응해 고객 중심 경영 강화를 꾀했다.
또 기존 FC영업본부와 에이전시영업본부, 특화영업본부로 나뉜 영업 부서를 2개로 개편했다.
독립법인대리점(GA)과 방카슈랑스 영업을 담당하던 에이전시영업본부와 법인·단체 영업을 맡던 특화영업본부가 전략영업본부로 통합된 것이다.
삼성생명은 개인영업과 법인·단체 영업으로 영업부를 이원화해 영업력을 한층 키웠다.
이번 조직 개편은 보험 산업의 성장성이 점차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효율적인 조직 운영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2. 끊이지 않는 '약관' 문제…암 보험금 분쟁 휘말린 삼성생명
금융감독원은 지난 9월 18일 분쟁조정위원회를 열고 암 보험 요양병원 입원비와 관련해 삼성생명에게 지급을 권고했다.
삼성생명을 상대로 분쟁조정을 신청한 A씨는 유방암 1기로, 초기 항암 치료 중 상태가 악화돼 요양병원에 입원했다. 당시 삼성생명은 요양병원 입원은 암 치료 과정으로 볼 수 없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분쟁은 요양병원 입원과 암 치료를 보는 시각 차이에서 발생했다. 암 보험 약관에 따르면 '암의 직접적 치료일 때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규정돼 있다.
요양병원 입원에 대해 A씨는 암 수술에 따른 치료·재활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삼성생명은 암의 직접적인 치료가 아니라고 했다.
금감원은 A씨가 항암치료 중 일시적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봤다. A씨가 요양병원에서 몸이 회복된 후 또 다시 항암치료를 시작했다는 점을 미뤄 삼성생명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삼성생명은 A씨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또 삼성생명은 이 외에 접수된 유사 민원 29건에 대해서는 민원 사례별로 경우가 달라 재검토 중이다.
3.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헌혈증 1천매 기부한 삼성생명 임직원들
삼성생명은 지난 1월 22일 임직원과 컨설턴트가 자발적으로 기부한 '헌혈증 1천매'를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전달했다.
또 지방 거주 환아와 가족을 위한 '소아암 환아 쉼터'를 방문해 침구류와 장난감을 선물하고 내부소독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겨울철 헌혈수급의 어려움 해소뿐만 아니라 임직원·컨설턴트의 나눔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했다.
이번 캠페인 활동으로 삼성생명이 지난 1996년부터 23년째 '헌혈 뱅크'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이 재조명돼 훈훈한 감동을 자아냈다.
헌혈 뱅크는 임직원과 컨설턴트가 자발적으로 기부한 헌혈증을 모아 필요한 곳에 지원하는 캠페인이다.
4. 생명보험업계 '즉시연금 사태' 시작점 된 삼성생명
삼성생명은 올해 초 '즉시연금 상품'과 관련해 약관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매달 가입자에게 주는 이자에서 만기 보험금 지급을 위한 재원을 공제했다는 분쟁에 휘말렸다.
해당 분쟁에서 금감원은 미지급금을 돌려주라며 민원인의 손을 들었다.
만기환급형 즉시연금 상품은 처음 가입 때 고액의 보험료를 일시에 납부하고 보험사가 매달 보험료를 굴려 얻은 이자를 가입자에게 연금으로 지급하며, 만기 시 최초에 낸 보험료 전액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이후 금감원은 삼성생명 분쟁사례를 적용해 전 생명보험사에 미지급된 즉시연금을 모든 계약자에게 일괄지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유사한 피해 사례 결과가 하나라도 나오면 나머지 모든 피해자에게 일괄 배상을 하라는 것이다.
그러자 삼성생명은 막대한 규모의 보험금을 일시에 지급해야 할 처지에 놓였고, 결국 이를 거부하고 보험계약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금감원이 해당 민원인의 소송비를 지원해주며 삼성생명과 대립하는 상황에 놓였다. 삼성생명은 소송에서 최종 패소해야 금감원의 권고인 '일괄 지급'을 수용한다는 입장이다.
즉시연급 사태는 아직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내려지지 않았다.
5. 전국서 선발된 10개 중학교 학생들과 축제의 장 개최
삼성생명은 지난 10월 26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아트홀 대극장에서 사단법인 세로토닌문화와 함께 '2018 사람, 사랑 세로토닌 드럼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세로토닌 드럼클럽'은 타악기인 북을 매개로 청소년의 정서순화와 올바른 인성 형성에 도움을 주고자 만들어진 삼성생명의 대표 사회공헌사업이다.
당초 연주 무대를 준비해 겨루는 경연 대회로 기획했으나 이제는 이를 넘어 학교, 학생,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는 축제의 장으로 펼쳐져 뜻깊다.
해당 행사는 지난 2011년부터 삼성생명 임직원들이 매월 자발적으로 일정 금액을 기부해 조성하는 하트펀드로 운영된다. 현재 총 226개의 중학교에서 운영 중이다.
이날 축제에는 학생들의 성장 스토리와 공연 모습을 담은 동영상 등을 통해 예선 심사를 통해 선발된 10개 중학교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