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BBQ 윤홍근 회장 자다가 '벌떡' 일어나게 만든 2018년에 벌어진 일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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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유진 기자 = 올해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지금, 윤홍근 제너시스 BBQ 회장은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누구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였기 때문.


올해 BBQ는 '2018 러시아 월드컵' 덕분에 일매출이 평소보다 평균 25% 상승하는 '특수'를 누렸지만 갑질과 소송 등 여러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올해 윤 회장을 울고 웃게 했던 BBQ의 주요 사건들을 정리해봤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1. 회삿돈 횡령 혐의로 압수수색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가 지난 18일 오전 압수수색을 위해 서울 송파구 제너시스BBQ 본사에 들이닥쳤다.


이는 지난달 15일 윤 회장이 회삿돈 수억원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KBS 보도에 따른 것이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2008년부터 8년간 윤 회장은 10억원이 넘는 회삿돈을 미국에서 유학 생활 중인 아들의 생활비로 썼다.


BBQ는 보도 내용에 대해 강력 부인하며 법원에 방송금지가처분신청까지 냈지만 결국 경찰 수사를 받게 됐다.


경찰은 압수수색과 함께 윤 회장을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입건했고 향후 압수한 증거 물품을 분석한 뒤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BBQ '황금올리브' / 사진 제공 = BBQ


2. '황금올리브' 가격 기습 인상으로 비난 커져


BBQ는 지난 11월 19일 대표 제품 '황금올리브'의 가격을 1만 6천원에서 1만 8천원으로 2천원 기습 인상했다.


'써프라이드 치킨'과 '자메이카 통다리구이'도 각각 1천원, 2천원씩 인상했다.


가격 인상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BBQ는 가격 인상 차익은 모두 가맹점주에게 돌아간다며 본사가 얻는 수익은 없다는 다소 황당한 해명을 내놨다.


또한 BBQ는 가맹점주들이 원한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지만 가맹점주들은 오히려 본사가 공급가 인상을 위해 제품 가격을 올렸다고 주장했다.


기습적인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을 뿔나게 한 것도 모자라 가맹점주를 납득하기 어려운 답변으로 비판만 키운 꼴이 됐다.


사진=인사이트


3. 업계 새로운 모델이 된 'BBQ 치킨 레몬'


BBQ는 지난 8월 서울 대치동에서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 'BBQ 치킨 레몬'을 선보였다.


'BBQ 치킨 레몬'은 샐러드와 시리얼, 테이크아웃 요리, 세계 각국의 치킨 요리 등을 판매하는 프리미엄 패밀리레스토랑으로 BBQ가 20여년간 축적해 온 역량을 기반으로 숙명여대 산학연구단의 브랜드 전문가 집단, 유명 셰프가 참여해 만들었다.


'BBQ 치킨 레몬' 매장을 통해 BBQ는 20~30대 젊은 소비자 공략에 나섰을 뿐 아니라 이 매장을 지역 주민들의 문화 거점으로 발전시킬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교육과 문화 중심지인 대치본점에서는 입시설명회부터 쿠킹 클래스, 문화 강좌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치킨은 배달음식이라는 인식을 스스로 깨고 패밀리 레스토랑 형태의 매장을 열어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색다른 치킨 메뉴를 판매하겠다는 시도는 BBQ에도 의미 있는 도전이 됐다.


매출도 일반 BBQ 매장보다 20% 이상 높아 미래에 BBQ를 먹여 살릴 기대 사업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 제공 = 뉴스1, bhc치킨


4. bhc와의 소송에서 "98억원 배상해라" 판결받은 사건


BBQ는 지난 11월 bhc에 98억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금액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BBQ가 특수목적회사 프랜차이즈서비스아시아(FSA)에 bhc를 넘긴 다음해인 지난 2014년 제기된 소송에 따른 것이다.


인수 과정에서 BBQ가 계약서상 가맹점 수를 허위로 기재했다고 FSA가 문제를 제기했고 지난해 중재법원이 bhc 측의 손을 들어주자 BBQ가 중재판정 취소 소송을 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가 이를 각하했고 판결이 확정되면 BBQ는 경쟁사 bhc에 98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198억 6천만원)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에 실제로 지급하게 될 경우 경영 상황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윤홍근 BBQ 회장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5. 지난해 불거졌던 갑질 논란 '무혐의' 결론


윤 회장은 지난해 5월 가맹점 갑질 횡포가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서울의 한 BBQ 매장에 방문한 윤 회장이 직원들에게 "이 매장 폐점시켜" 등과 같은 폭언과 욕설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검찰 조사를 받았다.


당시 일부 소비자들이 불매 운동까지 벌였지만 지난 9월 검찰은 윤 회장의 갑질 논란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검찰에 따르면 윤 회장과 직원들 사이에 언쟁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위력 행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고 보복에 대해서도 증거가 충분하지 않아 혐의가 없다는 것.


이에 따라 윤 회장은 1년 넘게 괴롭혀왔던 갑질 논란에서 당당히 벗어날 수 있었다.


윤학종 BBQ 전 대표(왼쪽) / 사진 제공 = BBQ


6. 연달아 짐 싸는 BBQ 임원들


올해 BBQ는 여러 명의 임원이 회사를 떠나는 일도 겪었다.


지난달 BBQ 대표로 취임한 지 9개월밖에 되지 않은 윤학종 전 대표가 자리를 내려놓고 떠났다.


윤학종 전 대표가 사임 이유로 건강 악화를 내세웠지만 업계에서는 잇따라 발생한 악재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해 6월 취임 3주 만에 물러난 이성락 전 대표의 사례도 있어 이 같은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신한은행과 신한생명 등을 거친 실력 있는 경력직 인사였으나 가격 인상 논란이 불거지자 사임했다.


윤 전 대표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실에서 오래 근무했던 전무와 상무도 BBQ를 떠났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BBQ의 임원들이 1년도 버티지 못하는 상황에 일각에서는 수직적이고 경직된 조직 문화 때문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