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여기어때' 오너 심명섭 전 대표가 '웹하드 큰손'으로 불렸던 이유

심명섭 위드이노베이션 전 대표 / 사진 제공 = 여기어때 


"음란물 유통이 본업"…오래 전부터 떠돌던 소문


[인사이트] 김유진 기자 = 숙박앱 '여기어때'를 성공적으로 키워내며 스타트업 성공 신화를 썼던 심명섭 위드이노베이션 전 대표가 최근 음란물 유통 방조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여기어때'를 자주 사용하던 이용자들에게는 충격이었지만 업계에서는 심 전 대표와 음란물 유통의 관계에 대한 소문이 이미 떠돌고 있었다.


심 전 대표의 주된 사업은 '숙박업'이 아닌 웹하드 운영을 통한 수백만건의 '음란물 유통'이라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던 것.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사실 심 전 대표는 위드이노베이션 이전에 수 많은 회사를 운영한 경력이 있다. 


단 한 번의 창업으로 성공할 수 있는 '능력자'가 아닌 이상 당연한 이야기지만 심 전 대표는 14년 동안 창업한 회사를 키우고 팔아넘기는 방식으로 돈을 벌어왔다.


실패로 어쩔 수 없이 회사를 접은 것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회사를 만들었다가 파는 행위를 반복하면서 사세를 확장했다는 이야기다.


심 전 대표는 웹하드 시장의 초창기 시절 2000년대부터 웹하드 사업에 뛰어들었다. 당시 심 전 대표는 웹하드 10여개를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제공 = 여기어때


업계, "'여기어때'도 음란물로 번 돈으로 성장한 것 아니냐"


그는 2008년 위드웹이라는 웹하드 업체를 설립해 TV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이 끝나면 고화질 파일로 녹화해 유통하는 플랫폼을 운영했다.


이후 심 전 대표는 친구가 설립한 영미디어도 위드웹으로 끌어들인다. 영미디어는 웹하드 예스파일을 운영하던 업체로 뱅크프라임에 합병된 뒤 지난 2015년 위드웹에 흡수됐다.


그는 같은 해 9월 숙박앱 여기어때를 운영하는 위드이노베이션을 설립했다. 몇 달 뒤인 11월에는 위드웹의 자회사로 웹하드 업체 뱅크미디어를 설립했다.


사실상 뱅크미디어는 위드웹을 먹여 살리는 '가장' 역할을 했다. 자본금 3억원으로 설립된 뱅크미디어의 지난해 매출은 300억원으로 약 2년 만에 '100배 성장'이라는 어마어마한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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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여기어때'가 적자로 허덕이면서 버틸 수 있었던 힘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일 수 있었던 원천도 큰돈을 만질 수 있었던 웹하드 사업 덕분이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가 경찰 조사에서 "웹하드를 소유했을 뿐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등 혐의를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지만 믿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


오히려 심 전 대표가 관여했던 웹하드 업체가 더 있을 것이란 관측까지 업계 안팎에서는 흘러 나오고 있다.


심 전 대표가 웹하드로 대표는 '음란물 유통의 큰손'이었던 과거가 드러날수록 '여기어때'를 향한 시선도 더욱 차가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