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박항서 매직'에 베트남서 '어깨춤' 추는 한국 기업 8곳

(좌) 뉴스1, (우) GettyimagesKorea


베트남의 박항서 '돌풍' 덕에 청신호 켜진 한국 기업들


[인사이트] 윤혜연 기자 = '쌀딩크'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축구를 동남아시아 정상까지 이끌며 현지에서 '국민 영웅'이 됐다.


지난 15일(한국 시간)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18 AFF 스즈키컵'에서 박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말레이시아를 1-0으로 이기며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베트남의 우승으로 한국과 베트남 사이도 덩달아 부쩍 가까워진 분위기다.


SNS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공짜 음식을 선물하는 상인을 만나는 등 훈훈한 미담이 많이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박항서 매직' 덕에 베트남과 한국의 교류는 스포츠와 민간 관계 뿐만 아니라 경제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현재 하노이와 호찌민 등 베트남 시내 중심가에선 한국 기업의 광고판을 더욱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이렇듯 베트남에 불기 시작한 '박항서 열풍'으로 현지에서 청신호가 켜진 한국 기업들을 살펴봤다.


1. 신한은행


신한베트남은행


신한은행에 따르면 신한베트남은행은 박 감독과 쯔엉 대표팀 선수를 홍보대사로 기용했으며, 이를 활용한 응원 도구도 제작·배포했다.


박 감독이 모델이 된 후 현지 신한베트남은행 고객 수는 무려 20만명이나 크게 늘어나 약 120만명이 됐다고 한다.


또 인터넷은행 고객도 12만 4천명에서 18만명으로 급증했으며, 카드 고객은 19만명에서 약 21만명으로 증가해 가시적인 성과를 올렸다.


2. 삼성전자


(좌) Youtube 'Samsung Vietnam', (우)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삼성전자는 박 감독과 지난 5월부터 1년 동안 현지 광고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박 감독은 베트남 법인 브랜드 홍보대사와 TV 사업 광고모델이 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QLED TV' 홍보에 박 감독을 내세워 실감 나는 스포츠 경기 시청에 최적화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덩달아 삼성전자 매출이 크게 올랐다는 후문.


3. 동아제약


온라인 커뮤니티


동아제약은 '캔 박카스'를 출시하며 지난 6월부터 박 감독을 '박카스' 모델로 채용했다.


'박항서'와 '박카스'의 유사한 발음도 한몫했다.


이후 동아제약 '박카스'는 3개월간 280만캔을 수출돼 1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4. 롯데그룹


(좌) Instagram 'coool_asia', (우) Youtube 'Lotte Department Store Vietnam'


롯데그룹은 지난 1998년 롯데리아를 시작으로 베트남에서 백화점·마트·호텔·영화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지난달 1일부터는 현지 축구 대표팀 선수를 섭외해 광고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롯데마트는 앞서 올해 아시안게임 베트남 경기가 있는 날 매장 입구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기도 했다.


박 감독의 주가가 치솟는 만큼 당분간 현지에서 롯데그룹의 인기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5. 현대자동차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베트남에서 한국 이미지가 좋아지며 자동차 업계도 훈풍이 불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5만 548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전체 판매량 2만 6,881대보다 2배 증가했다.


현재 베트남은 토요타, 닛산 등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인근 인도네시아와 태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차를 무관세로 들여오는 상황.


이러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선전을 거듭하며 순항하고 있다.


6. LG그룹


YouTube 'LG Electronics Vietnam'


LG그룹은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생산기지를 베트남 현지에 두고 있다.


현지에서 LG그룹은 TV, 세탁기, 청소기 등 생활 밀착형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어 기업의 친근한 이미지와 신뢰도가 특히 중요하다.


LG는 '박항서 열풍'을 마케팅에 잘 활용해 현지 소비자들에게 친근한 기업으로 자리잡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7. 효성그룹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뉴스1


효성그룹은 베트남을 자사의 해외 최대 생산법인으로 꼽으며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이후 베트남 법인에 2조원이 넘도록 투자한 효성그룹은 2014년 기준 연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로써 효성은 베트남 전체 수출의 1% 이상을 차지하는 대표 기업이 됐다.


박항서 감독의 인기에 힘입어 '효성'이라는 기업 이미지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 홍보에도 좀더 신경 쓸 방침이다.


8. SK그룹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SK그룹은 베트남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9월 베트남 현지 투자 법인인 'SK 베트남 투자회사'를 만들며 베트남 식료품 업체인 마산(Masan)그룹 지분 9.5%를 사들였다.


SK그룹은 또 마산그룹을 발판으로 삼아 페트로베트남오일(PVOIL)이나 빈손정유석유화학(BSR) 등 베트남 에너지 기업 인수 및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SK텔링크도 10월 베트남에 ‘SK텔링크 베트남’을 설립, 중고폰 사업을 위한 현지 유통망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제 막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SK그룹은 최근 '박항서 매직'이 반가울 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 이미지가 좋아져 SK그룹의 현지 사업 진행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