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팅 2시간 예사였던 한식뷔페 저성장 국면 들어서 정용진 야심작 신세계푸드 '올반'도 빗겨나가지 못해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한때 포화상태였던 외식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불렸던 한식뷔페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신세계푸드의 '올반'도 치명타를 맞은 듯한 모양새다.
17일 신세계푸드 한식뷔페 올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2014년에 론칭한 올반은 올해 8월부터 매장 수를 점차 줄이고 있다.
지난 8월 1일에는 김포한강점이, 8월 9일에는 구성점이 문을 닫았다. 일주일 여만에 두 곳의 매장이 '폐점'하게 된 것.
8월에만 총 두 곳의 매장이 폐점한 뒤로 올반은 더이상 매장 수를 늘이지 않고 있다. 현재 올반은 여의도점과 센트럴시티점, 세종점, 죽전점, 영등포점, 서수원점, 킨텍스점, 대학로점, 광교점, 센텀시티점, 김해점, 대구점 등 전국 12개 매장만 운영하고 있다.
한식뷔페와 신세계푸드 '올반'의 흥망
업계에서는 올반의 매장 수가 줄어들고 있는 배경을 업황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라고 분석했다.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끊임없는 임대료 상승에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건비 등 관련 물가가 끊임 없이 증가한 것.
부담해야 할 제반 비용은 늘어났으나, 트렌드가 변하면서 한식뷔페 올반을 찾는 고객이 늘기는 커녕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올반 매장수 감소의 결정적인 이유로 보인다.
사실 올반과 같은 한식뷔페는 한때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했다. 건강에 관심이 커지면서 '집밥' 같은 메뉴가 트렌드로 떠올랐는데, 한식뷔페가 딱 그에 부합했기 때문이다.
차별성도 있었다. 당시 외식 시장은 양식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건강한 한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점은 뭇 소비자들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기본 한 두시간 기다리는 것은 예삿일이었다. 그런데도 줄은 도통 줄지 않았다. 당시 한식 뷔페가 얼마나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차츰 소비자들의 반응은 시들해졌다. '한식' 자체가 워낙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메뉴인데다, 한식뷔페를 가야만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소비자로서는 굳이 비싼 돈과 시간을 들여 한식뷔페를 갈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변화하는 식문화 트렌드에 따라 패밀리 레스토랑이 소비자들의 관심에서 멀어진 것처럼 한식뷔페의 인기도 시들해졌다. 올반도 이를 피하진 못했다.
소비자 트렌드 따라잡으려는 신세계푸드 올반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취향 사로잡을 수 있을까
이에 올반은 매장수를 늘리는 대신, 기존 뷔페를 프리미엄 매장으로 바꾸려는 리뉴얼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철저한 상권과 분석을 통해 가짓수만 많은 뷔페가 아닌 퀄리티를 살린 한식뷔페 맛집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다.
이처럼 신세계푸드의 올반을 비롯해 다양한 한식 뷔페가 각고의 노력을 기하고 있지만 한식뷔페의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우선적으로 소비자들이, 트렌드가 변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올반 등의 한식 뷔페 대신 유명 셰프가 운영하는 소규모 레스토랑이나 인스타그램 등 SNS에 올라온 새로운 맛집에 눈길을 돌렸다.
검색 몇 번으로 주변 맛집을 찾을 수 있게 된 소비자들은 굳이 대형 레스토랑으로 가야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게다가 '혼밥'과 '가정간편식(HMR)' 등의 트렌드가 주를 이루면서 가족과 함께 외식하는 문화 자체가 시들해져버렸다.
각자 먹고 싶은 메뉴를 퍼온 뒤 담소를 나누며 음식을 먹는 한식뷔페로서는 타격이 불보듯 뻔한 상황.
한식뷔페 전망이 악화됨에 따라 덩달아 생사의 기로에 선 신세계푸드의 올반.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야심작으로 꼽히는 신세계푸드가 야심차게 선보였던 한식뷔페 올반이 성장세로 돌아설 수 있을까. 관심이 집중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