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할아버지가 일군 회사 '글로벌 제약사'로 키운 '오너 3세' 2인방

허은철 사장 (좌) 사진 제공 = GC녹십자, 윤웅섭 사장 (우) 사진 제공 = 일동제약 


[인사이트] 황성아 기자 = 할아버지가 일군 제약사를 '글로벌 제약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경영 일선에 나선 오너 3세들이 있다.


이들은 해외에서 유학한 경험을 바탕으로 보수적인 제약사의 조직과 제품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창업주이자 친할아버지의 '철학'은 따르면서도 회사의 문화는 젊게 변화 시키는 그들. 


임직원들과의 소통도 원활히 하며 소탈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어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제약 업계에서 항상 거론되는 겸손함과 따뜻한 인품을 소유한 '오너 3세' 2명을 소개한다.


1. GC녹십자 - 허은철 사장


허은철 GC녹십자 사장 / 사진 제공 = GC녹십자 


녹십자의 2015년 매출 1조원 돌파


GC녹십자의 창업주 고(故) 허채경 회장의 손자로 태어난 허은철 사장은 지난 2009년 친부이자 오너 2세인 고(故) 허영섭 회장이 타계하면서부터 경영 일선에 나섰다.


허은철 사장은 녹십자 경영기획실로 입사해 연구개발(R&D) 부문에서 주로 근무하다 실력을 인정받고 대표이사직까지 올랐다.


허 사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 국산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그는 회사의 글로벌 부문 실적을 견인하는 핵심 인물로 꼽힌다. 취임 후 허 사장은 대규모 공급 계약을 따내며 녹십자의 2015년 매출 1조원을 돌파시켰다.


GC녹십자 오너 2세인 故 허영섭 회장 / 사진 제공 = GC녹십자


직원들과도 거리감 없이 '선·후배처럼' 지내


같은 해 녹십자 의약품 부문의 해외 매출만 2,054억 원에 달하며 전년과 비교해 27% 늘어났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오너 3세' 답지 않은(?) 소탈한 성격도 제약 업계에서 유명하다. 평소 허 사장은 다정다감해 직원들과도 거리감 없이 '선·후배처럼' 지낸다고 한다.


GC 녹십자 관계자에 따르면 허 사장은 자신의 사무실에 있는 시간보다 직원들이 일하는 사무실에 더 오래 있다고 한다.


그는 틈만 나면 빈자리에 몰래 앉아서 자신의 업무를 본다고. 한 신입사원은 옆자리에 자연스럽게 앉아있는 '초절정 동안(童顔)' 외모의 허 사장의 모습을 보고 오너 3세인 줄 몰랐다는 후문도 있다.


2. 일동제약 - 윤웅섭 사장


(좌) 일동제약 창업주 故 윤용구 회장, (우) 윤웅섭 사장 / 사진 제공 = 일동제약


상명하복의 문화를 없애는데 주력


윤웅섭 사장은 고(故)윤용구 일동제약 창업주의 손자이자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의 장남이다. 지난 2016년 일동제약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후 그는 경영 일선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사장 직에 오른 윤 사장이 가장 먼저 추진한 일은 조직 개편과 내부 프로세스를 재정비하는 것이었다.


그는 보수적인 제약업계에서 뿌리 깊었던 상명하복의 문화를 없애는데 주력했다. 또 일동제약의 글로벌 사업에 성과를 내기 위해 전문가들의 조언을 경청하면서 열정을 쏟고 있다.


특히 완제 의약품과 원료 의약품의 해외 인허가와 의약품의 수출 증대 등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데 관심이 많다.


일동제약 창업주 윤용구 전 회장 / 사진 제공 = 일동제약


열정 뿐만 아니라 성격과 인품도 제약 업계에서 인정


제약 업계에서는 그가 144개국에 회원사를 둔 글로벌 종합 회계 재무 자문 그룹인 KPMG인터내셔널에서 회계사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일동제약의 글로벌 사업에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2년 윤 사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아레나제약의 비만치료제 '벨빅'의 판매 계약을 따낼 때 미국에 출장을 가 직접 독점 공급계약을 따낼 정도로 그의 열정은 대단하다고 소문났다.


열정 뿐만 아니라 성격과 인품도 제약 업계에서 인정받았다.


윤 사장도 창업주이자 국민의 건강을 생각하는 그의 친할아버지와 같은 '온화한 성품'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생각과 실무자의 의견이 엇갈릴 경우에는 실무자의 의견을 수용하는 경우가 더 많을 정도로 직원들 한 명 한 명을 존중할 줄 아는 수장으로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