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18일(수)

"걸그룹이랑 같이 일하는 남자친구가 자꾸 저를 '관리'하려고 합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


[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나는 걸그룹 멤버가 아닌데, 내가 왜 남자친구의 '직업병' 때문에 살을 왜 빼야 하고 화장을 잘해야 하죠?"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친이 나를 너무 관리하려고 해서 고민이다"라는 제목으로 글 하나가 게재됐다.


익명의 글쓴이 A씨는 평범한 직장인 여성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A씨에게는 같은 직장인인 남자친구가 있다. A씨의 요즘 고민은 바로 이 남자친구의 화법이었다.


A씨는 "남자친구가 나보다 나 살찐 걸 더 빨리 알아보고 '살쪘다'고 말해준다. 그래서 체중계에 올라가 보면 정말 500g이라도 늘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


이게 시작이었다. A씨는 "화장품을 바꿔도 바로 알아보고, 진짜 약간 톤다운만 해도 알아본다"며 "피곤해서 화장 뜬 것도 바로 알아보고, 머리 살짝 다듬어도 알아본다"고 했다.


A씨를 매일 보는 회사 동료들조차 못 알아보는 것들도 다 알아본다는 A씨의 남자친구.


A씨에 따르면 사실 이처럼 매의 눈을 가진 남자친구의 직장은 연예기획사였다. 남자친구는 그곳에서도 걸그룹을 담당한다고 했다. 외모적인 부분에서 피드백을 주고받는 게 필수인 일이었다.


직업병인 걸까. 남자친구는 습관적으로 A씨 또한 매의 눈으로 살피며 부족한 점을 발견해내고 지적, 관리하려고 한다고. 운동을 권하고 다이어트약을 선물로 준 적도 있다고 A씨는 덧붙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


A씨는 "남친 주변 사람들은 그런 피드백을 당연하다고 보겠지만 나는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당황스럽고 할 말이 없다"며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나는 내가 살이 찌건, 화장이 뜨건 내 기준대로 만족하고 산다. 그런데 식단부터 운동, 메이크업까지 지적을 받으니 내가 연예인도 아닌데 이런 소리를 들어야 하나 싶다"고 조언을 구했다.


고민을 접한 누리꾼들은 A씨를 따뜻하게 위로하며 속상한 마음에 공감하는 반응을 보였다.


개중에는 A씨를 위로하면서도 남자친구의 행동이 이해가 간다는 의견을 내놓은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외모적인 부분으로 계속 이야기를 하는 건 개개인의 성향 차이인 것 같다며 "스타일링 조언을 구하는 등 피드백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또 좋아한다"고 남자친구의 입장을 대신 설명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


반면 일각에서는 남자친구의 언행이 지나친 수준이라며 더욱 심해질 경우에는 가스라이팅 단계까지 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가스라이팅이란 타인을 정신적으로 통제하는 심리학 용어로 연인 사이에서 주로 나타난다.


어떤 의견이 맞는지, 그 정답은 당사자인 A씨와 남자친구 말고는 알 수가 없다. 


어쨌거나 여자친구가 불편함을 느꼈다면, 그리고 남자친구가 그런 여자친구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본인의 행동을 돌이켜보지 않을까.


A씨가 자신의 선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은 솔직한 대화뿐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