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포스코 최정우 회장이 '인생 멘토' 삼은 '철강왕' 박태준 회장이 한국에 남긴 것들

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가운데) / 사진 제공 = 포스코


제철보국(製鐵報國), '철을 만들어 국가에 보답하자'


[인사이트] 김유진 기자 =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철강왕'이라 불리는 인물로 철강업계에서 전설로 통한다.


철강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시절에 박태준 명예회장은 '제철보국'이라는 신념을 내세우며 포스코를 세웠다.


제철보국이란 "양질의 철을 생산해 국부를 증대시키자"는 의미다. 이를 통해 국민 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복지사회 건설에 이바지하자는 것.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박 명예회장이 내세운 '제철보국'에서 알 수 있듯이 포스코는 국가에 기여하고자하는 사명감이 어느 기업보다 컸다.


포스코는 일본 식민통치에 대한 피해 보상금으로 설립됐기 때문에 국가와 국민들에게 빚이 있다는 박 명예회장의 생각이 반영된 것이기도 하다.


박 명예회장은 포스코를 수도권이 아니라 지방에서 설립해 지방 도시들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공로도 있다.


그는 1981년부터 1992년 10월까지 포스코를 이끌며 현재의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 등을 건설했다. 


덕분에 포항과 광양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중심으로 성장하던 당시 분위기 속에서도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다.


포항제철소 용광로에서 첫 쇳물이나오는 감격과 환호의 순간 / 사진 = 포스코


'포스코청암재단' 만들어 사회공헌·장학사업에도 이바지


박 명예회장의 소신과 신념은 부실공사와 관련된 유명한 일화에서도 느낄 수 있다.


1977년 발전 송풍 설비 구조물 공사가 80% 정도 진행됐지만 구조물 불량이 발견되자 다음 날 "부실공사를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며 모두 폭파하도록 지시하고 다시 짓도록 한 것.


뿐만 아니라 박 명예회장은 1968년 포스코 설립 25년 만에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를 합쳐 2천만톤 생산체제를 달성하는 성과도 이뤄냈다.


이는 생전에 1천만톤 생산 체제를 구축한 미국의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를 능가하는 수준이다.


지난 13일 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7주기 추모식 당시 최정우 포스코 회장 / 뉴스1


사회공헌과 장학사업 등에도 관심이 높았던 박 명예회장은 자신의 호 '청암'을 따서 포스코청암재단을 만들었다.


또 청암상을 제정해 과학이나 교육, 기술, 봉사 등에서 뛰어난 공적을 세운 개인이나 단체를 선정해 수상했다.


지난 13일은 박 명예회장의 7주기 추모식이 있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도 자리에 참석해 '제철보국' 정신을 기렸다.


최정우 회장은 박태준 명예회장을 '인생 멘토'로 삼고 평생 그의 경영 철학을 배우려고 노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박 명예회장은 포스코 임직원 모두에게 위대한 리더로 기억되고 있다.


특히 최 회장은 최근 100대 개혁과제를 발표했고 다음 주에는 정기인사를 앞두고 있다. 이번 인사를 통해 또 한번의 신화를 만들려고 계획하고 있다.


포스코의 새로운 선장인 최 회장이 박 명예회장의 정신을 이어받아 '철강 제국' 포스코를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100년 기업'으로 이끌어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