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중간수사 결과발표…'20년된 밸브 이탈' 사고원인이산화탄소 노출 관련 경찰, 김기남 부회장 형사입건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경찰이 지난 9월 삼성전자 용인 기흥사업장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CO₂) 누출과 관련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을 형사입건했다.

삼성전자 연말 임원인사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한 김기남 부회장은 승진 기쁨도 잠시, 형사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게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등 삼성전자 관계자 3명을 형사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박찬훈 삼성전자 부사장 등 삼성전자 관계자 9명과 협력업체 관계자 7명 등 16명에 대해서도 형사입건 처리했다.

앞서 지난 9월 4일 경기도 용인시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6-3라인 지하 1층 이산화탄소 집합관실 옆 복도에서 소화용 이산화탄소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로 당시 협력업체 직원 2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쳤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한국소방산업기술원으로부터 받은 감정 결과를 토대로 중간 수사결과 설명회를 열었다.

경찰은 중간 수사결과 설명회에서 당시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가 오래된 밸브의 부식과 균열이 원인이 됐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차례에 걸친 감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분출하는 소방설비의 경우 제어반에서 다른 계열의 전력이 접촉하는 '혼촉' 또는 케이블 절단 때문에 오작동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은 절단된 밸브가 1998년 제작된 동(銅) 재질의 제품으로 부식과 균열, 기계적 진동, 나사마모, 나사골 갈라짐 등 변형과 순간적인 응력 집중으로 인한 이탈로 인해 사고가 난 것으로 판단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삼성전자의 늑장 신고 논란에 대해서도 사고 발생 후 지체없이 신고를 해야 했다는 환경부의 주장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환경부는 앞서 10월 말 이번 사고는 즉시 신고의무가 발생하는 '화학사고'라며 삼성전자 측을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한편 경찰은 김기남 부회장과  박찬훈 부사장 등 입건자들을 대상으로 기소의견 송치 여부 등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