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효정 기자 = 좋게 헤어졌건, 나쁘게 헤어졌건 간에 헤어진 옛 연인을 향해 모두가 공통적으로 내심 바라는 점이 하나 있다.
"나만큼 좋은 사람은 못 만나길..."
자신에게 상처를 주었던 연인이라면 그 바람은 더욱 깊어진다.
그런데 웬걸, 지인들로부터 들려오는 소식 속 그 사람은 너무나도 잘 살고 있다. 새로운 사람도 만났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다.
분명 나한테는 '똥차'였는데, 새로운 상대에게는 '벤츠'라 한다.
말도 안 된다. 나를 대했던 그 사람의 모습들은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사람 본성이 쉽게 변하는 게 아니다. 잠깐 잘해주고 말 것이다. 다시 본모습으로 돌아와 지금 만나는 사람에게도 상처를 줄 게 분명하다.
이렇게 되뇌어봐도 지금 당장 전 애인이 만나는 지금의 사람에게 연락을 취해 나를 어떻게 대했는지, 그 사람의 본모습을 다 폭로하고 싶은 충동이 든다.
새 연애의 행복에 취해있을 옛 연인이 하루빨리 혼이 나서 아파하는 걸 보고도 싶다.
이때, 욱하는 감정에 잠깐 브레이크를 밟아보자.
그리고 숨을 고르며 잠시 생각해보는 것이다.
예컨대 당신에게 좋은 친구가 다른 친구들에게는 험담의 대상이 되는 경우처럼, 당신에게 아니었던 사람이 남에게는 좋은 사람이고 잘 맞는 사람일 수 있다.
'그 사람은 나쁜 사람이었어'라는 말은 두 사람 사이 관계에서 내려진 정의다. 그 사람 자체가 나쁜 사람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남들이 모르는 그의 숨겨진 면모를 당신이 알고 있는 것 같아도, 그 반대로 남들이 다 아는 그의 따뜻한 모습을 당신이 모르고 있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자.
타인에게 자신의 단편적인 모습으로 평가당하고 싶지 않은 심리는 사람이라면 당연한 생각이다. 당신도 마찬가지일 테지. 상대도 그렇다.
그 사람도 단편적인 모습으로 바라볼 대상이 아니다. 그 사람은 당신에게 자신의 일부만 보여줬다. 이후 지금의 연인을 만나면서 새로운 모습을 발견해냈을 뿐이다.
이제 당신은 잊고 웃고 있을 그 사람. 그를 떠올리며 혼자 아파하지 말자. 그만큼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도 없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