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신간] 한국인이 사랑한 작가의 에세이 '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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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추리소설의 대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신작 에세이를 냈다.


신작 '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은 2002년부터 2004년 지츠교노니혼샤(実業之日本社)의 '월간 제이노블', 그리고 'SPORTS Yeah!'에서 연재된 그의 글을 엮은 것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자타공인 스노보드 마니아로, 스노보드를 소재로 한 '연애의 행방', '눈보라 체이스' 등 '설산 시리즈'를 연달아 써내기도 했다.


이 설산 시리즈는 바로 불혹에 우연찮게 시작하게 된 '스노보드'라는 취미 덕분에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것.


'히가시노 게이고의 무한도전'에서는 '설산 시리즈'의 시초라고 할 수 있을만한 단편소설 3편이 수록되어 있다.


짧지만 특유의 반전이 녹아들어 있어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라고 감탄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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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때문에 포기해야 할 일은 세상에 없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처음에는 단순히 영화 '007 시리즈'를 보고 스노보드를 동경하게 되었다고 한다.


단순한 동경으로 끝났을지도 모르는 것을 배우게 된 계기는 순전히 우연이었다. 그렇게 시작하게 된 스노보드에 푹 빠져버려 사시사철 스노보드를 타러 갈 지경이 된다.


봄에도 눈이 남아있는 스키장을 찾아 멀리멀리 떠나고, 눈이 오지 않으면 인공설을 제공하는 스키장을 찾으며 주변 사람에게도 스노보드를 전파한다.


마감은 언제 할 거냐는 편집자의 독촉은 한 귀로 듣고 흘리면서 부지런히 스노보드를 타러 다닌다.


얼마나 스노보드가 매력적이길래 그러는 걸까. 당연하다면 당연한 물음에 히가시노 게이고는 이렇게 답한다.


사십대면 빼도박도 못하는 중년 아저씨. 체력은 예전 같지 않고, 건강은 위태롭고, 뭔가 나아지기보다는 뭔가 못하게 되는 것에 익숙해지는 시기. 바로 그런 시기에 스노보드는 '향상'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란다.


굳이 스노보드가 아니어도 좋다. 다른 스포츠여도, 아니면 다른 취미여도 좋다.


이젠 내리막길만 남았다고 믿었던 인생에서 조금은 더 발전한 나 자신을 기대할 수만 있다면, 오히려 내리막길이기 때문에 무엇이든 시도해볼 수 있는 것 아닐까.


"뭐야, 그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는데? 그렇게 생각하신 여러분 맞습니다. 당신도 할 수 있습니다"라고 외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말대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