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통업체 한화로 3,075억원을 들여 인수
[인사이트] 이하린 기자 =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이끄는 이마트가 최근 미국의 유통업체 '굿푸드홀딩스'를 3천억원에 인수하자 증권가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이미 중국 시장에서 실패하고 공식 철수한 이마트가 이번에는 미국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회의적인 반응이 우세한 게 현실이다.
이마트는 지난 7일 미국 서부지역을 거점으로 운영 중인 '굿푸드 홀딩스(Good Food Holdings)'를 2억 7,500만 달러, 한화로 3,075억원을 들여 인수하기로 했다.
증권가에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
'굿푸드 홀딩스'는 LA를 비롯해 시애틀 등 미국 서부 지역에 총 24개 매장을 운영하는 유통업체로 '브리스톨 팜스(Bristol Farms)', '레이지 에이커스(Lazy Acres)', '메트로폴리탄 마켓(Metropolitan Market)' 등 3개 유통 브랜드를 보유 중이다.
국내 시장에서 추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용진 부회장은 미국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고 과감한 투자에 나선 것이지만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실제로 증권가에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NH투자증권은 이마트가 굿푸드홀딩스를 인수한데 대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달금리는 약 2~3%대로 추정된다"
이지영 연구원은 10일 "이마트는 이번 인수를 통해 아시안푸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미국 프리미엄 식품유통시장에 진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미국의 물류인프라, MD소싱, 운영 노하우 등을 습득해 국내 사업에도 확대 적용하겠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인수대금 재원마련은 추가 차입을 통해 이루어질 예정이며(이마트의 2018년말 예상 순차입금은 3조1825억원), 조달금리는 약 2~3%대로 추정된다"며 "단기적으로 인수를 통한 사업이익이 인수조달 비용을 초과하는지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이마트는 향후 금융조달 비용 이상의 사업이익을 거두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특히 "금융비용 증가분이 약 100억원 미만으로 추정되고, 굿푸드홀딩스가 소폭 흑자상태인 것을 감안하면 이번 인수 로 인한 EPS(주당순이익)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지적했다.
쉽게 말해서 인수 자체로서는 큰 이득을 보기 어렵다는 게 증권가 애널리스트의 분석인 셈이다.
결국 중장기적으로 미국시장에서 잘 안착할 수 있을 것인지 시간을 가지고 지켜볼 이슈라고 회의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긍정적인 신호라는 분석도 나왔다.
IBK투자증권은 이날 이마트에 대해 미국 식자재 유통 업체 인수로 미국 진출과 국내 온오프라인 업체와의 차별화가 가능할 것이란 의견을 제시했다.
목표주가는 32만원,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