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12조 6천억 광고비 쏟아부었는데도 '가전 2등' 꼬리표 못 뗀 이재용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좌) 뉴스1, (우) 사진제공 = LG전자


이재용 부회장, 지난해 쓴 광고 판촉비만 12조 6천억원LG전자에 밀려 '가전 2등' 꼬리표 붙은 삼성전자의 굴욕


[인사이트] 장영훈 기자 = 이재용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전세계 기업 가운데 광고·판촉 관련 지출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가 광고와 판촉 활동에만 지출한 금액만 무려 12조 6천억원에 달했지만 가전부문에서는 여전히 LG전자에 밀려 '가전 2등' 꼬리표를 떼지는 못해 이재용 부회장만 머쓱해졌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글로벌 광고컨설팅업체 애드에이지(Ad Age)가 이달초 발표한 '세계 100대 광고주' 명단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112억달러(한화 약 12조 5,720억원)를 광고와 판촉 활동 등에 지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13% 증가한 것이다.


LG전자 의류관리기 'LG 트롬 스타일러' / 사진제공 = LG전자


광고컨설팅업체 애드에이지는 "삼성전자는 2016년 불거진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문제로 대규모 리콜을 실시한 것을 만회하기 위해 광고와 판촉비 지출을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삼성전자가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조단위의 광고 및 판촉비 관련 지출을 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LG전자에 밀리는 모습이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부문에서는 LG전자를 앞서고 있는 상황이지만 세탁기와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부문에서는 LG전자에게 훨씬 뒤처지고 있다.


LG전자는 2011년 업계 최초 의류관리기 'LG 트롬 스타일러'와 8년 연구 끝에 2015년 세계 최초로 두 개의 세탁기를 결합한 'LG 트롬 트윈워시'를 선보이는 등 혁신 가전제품을 잇따라 내놓았다.


베끼기 논란 일어난 삼성전자 '에어드레서' 설명하는 김현석 CE부문장 사장 / 사진제공 = 삼성전자


LG전자에 밀려 '가전 2등' 꼬리표 달린 이재용의 삼성전자스타벅스 공기청정기 납품에서도 LG전자에 밀려 납품 못해


반면 삼성전자는 LG전자보다 한참이 늦은 2017년 전자동 세탁기와 대용량 드럼 세탁기를 하나로 더한 '플렉스워시'를 출시했고 지난 8월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로 한참 뒤늦게 의류관리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타벅스 매장 맞춤형 시스템 공기청정기 개발을 끝내지 못해 LG전자에게 밀리는 굴욕을 당해야만 했다.


실제로 맞춤형 시스템 공기청정기가 도입된 스타벅스 매장에는 삼성전자 공기청정기 제품이 아닌 LG전자가 만든 공기청정기 제품이 설치돼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면에서도 여전히 LG전자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LG전자 공기청정기가 설치된 스타벅스 신촌 매장 모습 / 사진=인사이트


올해 3분기 삼성전자 CE부문 영업이익률은 5.5%를 기록했지만 LG전자 3분기 가전사업(H&A·H&E 포함) 영업이익률은 8.6%였다.


지난해 3분기 LG전자와 삼성전자의 가전 이익률 격차는 5.3% 포인트에서 올해 3분기 3.1% 포인트로 좁혀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가전부문에서 LG전자가 삼성전자를 앞서고 있는 상황이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LG전자와 비교대상이 되다보니 삼성전자 가전제품에는 자연스럽게 '가전 2등'이라는 꼬리표가 수식어처럼 붙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답답 노릇이다. 실제 삼성전자 CE부문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삼성전자에 '가전 만년 2등' 꼬리표가 붙는 것에 대해 극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삼성전자, '가전 만년 2등' 꼬리표 언제쯤 뗄지 업계 관심↑올해 삼성전자 광고·판촉비 집행 전년대비 대폭 감소할 전망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조단위대 광고와 판촉비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서는 LG전자에 밀려 '가전 2등'으로 불리고 있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언제쯤 LG전자 그늘에 가려진 '가전 만년 2등'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자존심을 회복할지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반도체 초호황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판매 부진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의 올해 광고와 판촉비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대폭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현재까지 누적으로 2조 8,163억원의 광고선전비와 5조 2,655억원의 판매촉진비를 써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000억원 가량 가까이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