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변세영 기자 = 다가갈 수 없는 존재를 마음에 품은 '죄' 짝사랑.
짝사랑은 상대방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고 '행복한 일'이지만, 동시에 가슴 한편이 아려오는 '아픈 일'로 인식되기도 한다.
왜 너를 사랑하게 되어 버린 걸까.
지금부터 당신이 애정하는 그 사람을 떠올리며 슬프도록 아련한 '시' 6편을 함께 감상해보자.
전윤호, 물귀신 中
내가 먼저 빠졌다.만만하게 봤는데 목숨보다 깊었다.어차피 수영금지구역이었다.
전경린, 나비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디에 있는가내 생각은 하지 않을까. 보고 싶다 지금.이 순간에 전화가 울려주길 숨이 막히도록 기다리고 있다.중략내가 당신 생각을 할 때 당신도 나를 생각할까.아니겠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까지 막막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태주, 초라한 고백
내가 가진 것을 주었을 때 사람들은 좋아한다.여러 개 가운데 하나를 주었을 때보다, 하나 가운데 하나를 주었을 때 더욱 좋아한다.오늘 내가 너에게 주는 마음은 그 하나 가운데 오직 하나.부디 아무 데나 함부로 버리지는 말아다오.
성기완, 지난 여름 여닫이문 中
열고 들어간다.그 시간은 내게 처음부터 오지도 않았었다.오지도 않았던 당신이 떠나간다.
김병훈, 짝사랑
한 사람을 알고부터 내 스스로가 선택한 가장 아름다운 고통이다.
서덕준, 등장인물
결말이 따듯한 한 편의 소설 속 너와 내가 주인공이길 바랐지만너의 행복과 슬픔, 그리고 일생을 읽는 동안나는 등장하지 않았고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지문에 눈물만 묻혀가며말없이 페이지를 넘길 뿐이었다.소설 속 나의 이름은 고작 '너를 앓으며 사랑했던 소년 1'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