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오빠 이재용에 힘 실어주려 삼성그룹 경영서 물러난 이서현의 '퇴장'

(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우) 이서현 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 뉴스1


사장직 내려놓은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내년 1월부터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맡게 돼


[인사이트] 윤혜경 기자 = "와, 이거 진짜야?"


지난 6일 패션계 관계자들을 떠들썩하게 만든 이슈가 불거졌다. 16년간 패션 사업에 몸 담았던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이 사장직을 내려놓는다는 얘기였다.


패션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인이자 대한민국에서 제일 부유한 여성 대표로 꼽히는 이서현 전 사장이 패션계를 떠나는 것인 만큼 깜짝 놀라는 반응이 상당했다.


이서현 전 사장이 어려서부터 패션에 관심이 있었고, 그간 본인만의 스타일로 패션사업을 이끌어왔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욱 그랬다.


뉴스1


패션 엘리트 코스 밟아온 이건희 회장 차녀 이서현 전 사장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셋째 자녀(차녀)인 이서현 전 사장은 서울예술고등학교와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파슨스스쿨)을 졸업하며 패션 엘리트코스를 밟았다. 그가 청소년기부터 패션에 대해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인학교 파슨스스쿨을 졸업한 이서현 전 사장은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하며 패션업계에 본격 발을 들인다.


이서현 전 사장 / 뉴스1


이후 2009년 제일모직 전무와 제일기획 전무를 겸하다 2013년부터는 제일모직, 제일기획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14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 사장으로 승진하며 본격적으로 경영 일선에 나섰다.


2015년부터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한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수장을 맡으며 삼성물산 패션부문을 총괄해왔다.


이처럼 '패션 외길'을 걸어온 이서현 전 사장이 현직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그간 이서현 사장의 행보를 지켜봐 온 이들이라면 특히 더더욱.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지난 8월에 오픈한 아웃렛 '10 꼬르소 꼬모' / 사진 제공 = 삼성물산 패션부문


'다둥이 엄마' 이서현 사장이 돌연 삼성복지재단에 간 까닭


16년간 삼성의 패션을 도맡아온 이서현 전 사장이 패션 경영에서 손을 떼게 된 이유는 '사회공헌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보인다.


이서현 전 사장은 그간 사업보다는 사회공헌사업에 집중하고 싶다는 의사를 종종 밝혀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1남 3녀를 둔 '다둥이 엄마'인 이서현 전 사장은 재계에서도 아동과 청소년 복지에 관심이 많은 인물로 정평이 나있다.


이서현 전 사장의 의중이 반영된 것일까. 지난 6일 삼성복지재단은 이서현 전 사장을 신임 이사장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삼성복지재단 홈페이지 


삼성복지재단은 지난 1989년 부친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사재출연으로 설립한 곳으로, 소외계층의 자립기반을 조성하고 복지 증진을 위한 공익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밖에도 드림클래스 장학사업, 어린이집 보육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함께 잘 사는 사회'라는 삼성의 제2 창업 이념을 구현하는 곳인 셈.


특히 삼성복지재단은 이건희 회장이 초대 이사장을 맡았던 곳이기도 하다. 이건희 회장의 둘째 딸인 이서현 전 사장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복지사업을 펼치게 된 것이다.


(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우) 이서현 전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 / 뉴스1


아버지 뒤 이어 삼성 재단 이끄는 오빠 이재용과 어깨 나란히 


이번 인사를 통해 이서현 전 사장은 오빠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나란히 삼성그룹의 재단을 이끌어가게 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부친인 아버지의 뒤를 이어 삼성생명공익재단과 삼성문화재단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삼성복지재단 홈페이지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저소득층 보육사업과 의료사업 등을, 삼성문화재단은 리움과 호암미술관을 운영하는 등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을 전개하고있다.


이재용 이서현 두 남매가 삼성의 대표적인 사회공헌사업을 나란히 이끌고 가게 된 것이다.


이서현 전 사장 / 뉴스1


이서현 전 사장의 사임 두고 다양한 해석 나와


남매애가 각별한 것으로 알려진 이재용 부회장과 이서현 전 사장이 함께 사회공헌사업을 이끌게 되면서 다양한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서현 전 사장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밖에도 삼성물산이 패션부문을 매각하려는 조처가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연 매출은 2조가 채 안 되는 1조 7,490억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그간 비주력 회사를 매각해왔던 것을 감안해 삼성물산도 매각 수순을 밟으려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서현 전 사장의 퇴진을 두고 다양한 시각이 나오고 있지만 삼성물산 패션부문 측은 이 전 사장의 퇴진 이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삼성복지재단 측이 "이서현 신임 이사장이 삼성복지재단의 설립 취지를 계승하고, 사회 공헌 사업을 더욱 발전시킬 적임자"라고 설명한 것이 전부인 상황이다.


사진 제공 = 컨테나스트 인터내셔널


이서현 신임 이사장에게 거는 기대 


현재 이서현 전 사장은 삼성물산 패션부문 사장직을 완전히 내려놨다. 


그는 내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에 취임해 향후 4년간 삼성복지재단을 이끌게 된다.


아버지와 오빠의 뒤를 이어 삼성의 사회복지재단을 맡게 된 이서현 전 사장. 앞으로 이서현 이사장으로 불리게 될 그가 어떠한 행보를 보일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