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의 사업 실패 끝에 '크로커다일레이디'로 대박
[인사이트] 김유진 기자 = 패션그룹형지는 계열사 12개를 두고 있고 크로커다일레이디, 까스텔바작 등 패션 브랜드 23개를 보유한 토종 국내 기업의 전설이다.
최병오 패션그룹형지 회장은 서울 동대문에서 처음으로 의류 사업에 뛰어들었다. 최 회장은 부산에서 삼촌으로부터 넘겨받은 페인트 가게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7년 만에 망하자 상경해 동대문으로 향했다.
최 회장은 동대문시장에서 가게를 내고 옷 장사를 시작했지만 손님이 많지 않자 직접 옷을 짊어지고 전국 의류 매장을 찾아다니면서 판매하는 열정을 보였다.
또한 최 회장은 "브랜드가 중요하다"고 인식하고 동대문시장 제품이지만 '크라운'이라는 상표를 만들어 판매하는 모든 의류에 부착했다.
똑같은 시장 제품으로 보일 수 있었지만 '크라운'이라는 브랜드를 입힘으로써 차별화를 추구한 것. 이러한 최 회장의 전략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먹혀들었고 매출도 크게 늘었다.
하지만 1993년 어음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최 회장은 또다시 사업을 접어야 했다.
최 회장은 두 번의 사업 실패에도 물러서지 않고 다시 도전해 1년 뒤인 1994년 형지물산을 설립한다.
여성복 브랜드 샤트렌·올리비아하슬러도 흥행 성공
이전의 사업에서 최 회장은 의류 사업에 대한 노하우를 충분히 축적했기 때문에 형지물산은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한다.
특히 최 회장은 30~50대 여성들을 위한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 싱가포르 의류 브랜드 크로커다일 오너를 직접 만나 설득에 성공해 1996년 '크로커다일레이디'를 들여왔다.
형지는 크로커다일레이디를 시작으로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 등 여성복 브랜드를 추가했다. 크로커다일레이디는 현재 여성복 1위 브랜드로 성장해 형지의 간판 브랜드로 통한다.
창업 40여년만인 지난 2014년에는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토종 기업의 저력을 과시했다.
이후 2016년에는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까스텔바작'을 인수하며 골프웨어 시장에 뛰어들었고 현재는 라이프웨어, 여행용 가방, 화장품, 신발 등 다양한 품목을 판매하고 있다.
까스텔바작은 지난해만 9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는 1천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최 회장은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지난 10월 인천 송도에 '글로벌패션복합센터' 짓고 해외 진출과 글로벌 인재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혀 형지가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