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7일(수)

양반만 먹는 '두 번 구운' 광고카피로 33년 장수템 등극한 동원 '양반김'

(좌)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 (우) 동원 양반김 / 사진 제공 = 동원F&B, Youtube '동원그룹'


'33년' 동안 장수한 동원F&B 히트상품 '양반김' 특별한 콘셉트양반만 먹는 '두 번 구웠다'는 카피로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 차지


[인사이트] 심채윤 기자 = '김' 시장에서 무려 '33년 간' 최고의 광고 카피로 꼽히는 문구가 있다. 동원F&B의 '두 번 구운 김'이라는 카피가 바로 그것.  


이 '두 번 구운 김' 콘셉트로 지난 1986년 처음 등장한 동원F&B의 '양반김'은 출시 이후부터 꾸준히 국내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아 온 '효자' 상품이다.


1980년대 중반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생활 방식이 점차 간편해지던 시기였다. 


김 가공 기술에도 혁신적인 변화가 생겼다. 과거의 김은 값비싼 고급 반찬으로 아껴 먹는 식품이었지만, 1980년대 중반부터는 대량생산이 이뤄졌다.


1987년 5월 여성지 개제된 동원 양반김 광고 / 사진 제공 = 동원F&B


이와 같은 기술 혁신과 소비자 생활 변화에 맞춰 동원F&B는 1986년 4월 조미김 시장에 뛰어들었다.


같은 달 해태식품, 대한종합식품이 각각 조미김을 출시했고, 8월엔 대상이, 그 이듬해에는 사조해표까지 경쟁에 참가하며 조미김 시장에는 치열한 다툼이 벌어졌다.


이 중에서 '양반김'은 브랜드명부터 공모를 통해 탄생한 터라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나라가 어렵고 계층이 나뉘어 있을 시절 아무나 먹지 못하고 특정 계층만 먹을 수 있었던 것에 착안해, 먹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양반이 된 기분을 느끼게 해주는 이름 '양반김'을 골랐다.


1990년 동원 양반김 TV광고 / Youtube '동원그룹'


한복을 차려입은 배우가 한옥 안에서 직접 김을 굽는 듯한 스토리의 TV 광고는 소비자들에게 '양반' 콘셉트를 더욱 각인시킨 한 수였다.


또한 가장 좋은 김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바다에서 자라는 고급 원초를 골라 100도에서 한 번, 250도에서 또 한 번 구웠다.


동원F&B가 강조해온 '두 번 구운 김'은 이제 우리나라 김 제품을 떠오르면 자동으로 떠오르는 수식어가 될 정도가 됐다.


고급 원초를 사용해 질기지 않은 김의 맛과 향을 살리고, 산소와 빛의 투과도를 줄이기 위해 업계 최초로 알루미늄 포장지를 도입한 것도 양반김만의 특징이다.


Youtube '동원그룹'


주부 모니터링과 '원초감별사' 제도를 운영한 것도 안정적인 시장점유율 확보에 한 몫했다.


이 제도는 김의 포자를 뿌릴 때부터 수확에 이르기까지 '원초감별사'가 직접 산지를 돌면서 원초를 분석해 선별하는 방식이다.


주기적으로 모니터링을 통해 평가를 받으면서도 국내 유일한 김 원초감별을 통해 '고급 원초'를 세심하게 신경써 고른다는 모습을 강조한 것.


1990년 10월엔 국내 최초로 한국표준협회가 시험을 거쳐 산업표준이라 인증하는 'KS마크'를 획득하며 뛰어난 품질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좌) Youtube '동원그룹', (우) gettyimagesBank


이와 같은 동원F&B의 노력 덕분일까. 양반김은 무려 33년간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으며 국내 조미김 시장 1위로 등극했다.


지난해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 자료에서도 동원F&B는 조미김 시장 내 15.4%의 점유율로 1위를 지켰다.


해외 매출의 경우 미국, 중국, 일본 등 세계 20여개국에서 매년 100억원 규모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사진 제공 = 동원F&B


동원F&B는 이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제품들을 출시해 보다 큰 성장을 노리고 있다. 최근에는 김과 견과류를 혼합한 스낵형태의 김을 출시했다.


반찬뿐만 아니라 안주, 간식으로 활용하기 좋게 만들면서 평소에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게끔 용도를 확장한 것이다.


이는 해조류의 식품이 낯선 외국인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 현재는 미국 코스트코 등 대형 체인 유통매장에 입점하는 등 감자칩을 대체하는 음식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후문.


국내 시장을 넘어 세계를 노리는 동원F&B의 양반김이 앞으로 세울 기록들이 더욱 기대되는 바다.